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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이슈]이란發 유가 충격, 패스트패션을 흔들다…인도 폴리에스터 공장 절반 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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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4. 26. 12:10

인도 수라트 직조기 200대 중 100대 멈춰…日 생산 1만m→4000m
PTA·MEG 등 원료 30% 급등, 방글라 재봉실값도 15.5% 인상
자라·H&M 인상 압력…"한 달 더 가면 수요 파괴"
IRAN-CRISIS/POLYESTER <YONHAP NO-5221> (REUTERS)
지난 16일(현지시간) 인도 구자라트주 수라트의 빈달 실크 밀스 공장에서 직원들이 포장을 위해 인쇄된 폴리에스터 원단을 접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길어지는 이란전쟁에 석유화학 기반 폴리에스터의 원료값이 급등하면서 자라(Zara)·H&M 등 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핵심 공급망인 인도·방글라데시 의류 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최대 폴리에스터 원사 업체 가운데 하나인 필라텍스는 원사 제조에 쓰이는 정제 테레프탈산(PTA)과 모노에틸렌글리콜(MEG) 등 석유 기반 원료를 30% 가까이 비싼 값에 사들이고 있다. 중국 공급사들이 가격을 올린 데다 중동 쪽 공급선이 끊긴 탓이다.

폴리에스터는 석유에서 뽑아낸 원료로 만드는 합성섬유로, 글로벌 섬유 생산의 59%를 차지한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정제 석유제품 수급이 좁혀진 충격이 의류 공급망 전반으로 그대로 옮겨붙는 구조다.

타격이 한곳에 집중된 곳은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의 섬유 도시 수라트다. 인도 폴리에스터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자라 모회사 인디텍스와 H&M·타깃·월마트·이케아 등 글로벌 브랜드에 원단을 대는 공장들이 밀집해 있다.

이곳 빈달실크밀스의 아비찰 아리아 최고경영자(CEO)는 "에너지 위기로 화학약품과 염료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며 "지금은 글로벌 주문 물량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으로 빚어진 요리용 가스 부족 탓에 이주 노동자들이 고향으로 빠져나가면서 인력 공백까지 겹친 상태다.

같은 도시에 자리잡은 라데시얌 텍스타일은 폴리에스터를 짜는 직조기 200대 가운데 절반이 2월 말 이래 멈춰 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전쟁 전 하루 1만 미터(m)였던 생산이 3500~4000m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원사 신규 매입을 중단된 상태다. 오른 원사값을 그대로 반영하면 자사 제품값을 약 15% 올려야 하는데, 의류 도매상인 거래처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카일라시 하킴 수라트섬유무역업협회장은 염색·날염 공장의 주간 휴업이 1일에서 2일로 늘었다며 "이 상황이 길어지면 원료 부족이 닥쳐 공장 자체가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조사기관 우드매켄지에 따르면, 인도산 폴리에스터 단섬유는 2월 말 1㎏당 100루피(약 1600원)였으나 한 달 만에 126.5루피(약 2000원)로 26.5% 뛰었다. 인도 정부가 석유화학 원료 수입관세를 낮춘 덕에 4월 9일 기준 120루피(약 1910원)로 다소 안정됐지만, 여전히 전쟁 전 대비 20% 비싸다.

세계 최대 폴리에스터 생산국 중국의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여진은 의류 대부분이 면 기반인 방글라데시까지 미쳤다. 봉제용 재봉실값이 오르고, 소매 연료값 상승에 물류비도 함께 부풀고 있어서다.

소매 단계의 충격은 아직 잠재적이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은 원단·원료를 미리 사두는 선매입 구조라 충격을 한 박자 늦게 받는다.

영국 프라이마크 모회사 어소시에이티드 브리티시 푸즈(ABF)의 조지 웨스턴 CEO는 "지금 막 에너지 관련 원자재를 사들이고 있었다면 큰 폭의 물가 상승을 마주했을 것"이라며 "다시 시장으로 돌아가야 할 때 가격이 내려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H&M은 방글라데시 공급사들이 몇 주 안에 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지만 자체 흡수할 방침이라고 업계 관계자가 전했다. H&M은 별도 입장문에서 "방글라데시 생산에 큰 차질은 없다"고 밝혔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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