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10일 앞두고 막판 협상 테이블
동행노조 이탈·전삼노 반발 사면초가
학계도 "어떤 잣대로도 정당성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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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11일부터 12일까지 사후조정 절차를 통해 다시 한번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지난 3월 27일 노사 협상이 결렬된 지 40여 일 만이다. 앞서 노조가 오는 21일 총파업을 예고했던 만큼 사실상 마지막 노사 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과 노태문 DX부문장(사장) 등 삼성전자 대표이사들까지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하겠다는 공개 메시지를 내놓은 가운데 노조 측은 협상 결렬 시 총파업을 강행한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노조가 강경 투쟁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내부 결속력은 크게 약화된 상태다. 당초 노조가 내세웠던 '공정한 보상체계 확립'이라는 총파업 명분이 점차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서다.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중심의 요구안이다. 현재 노조 내에서는 다수 조합원들로 구성된 DS부문의 목소리만을 대변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3월 기준 부문별 조합원 수를 보면 DS부문 5만5822명, DX부문 1만4553명으로 격차가 뚜렷하다.
특히 반도체 호황에 실적이 크게 늘어난 DS부문과 달리, DX부문은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DX부문 기반의 동행노조가 공동투쟁본부에서 이탈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당시 동행노조는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발의·요청에도 양 조합(초기업노조, 전국삼성전자노조)에서는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고, 협의하려는 의사조차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합원 1만7000여 명을 둔 전국삼성전자노조(이하 전삼노) 역시 과반인 초기업노조와 갈등을 겪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DX부문 조합원을 대변한 전삼노 활동을 문제 삼으며 교섭 배제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전삼노는 이와 관련해 지난 7일 초기업노조에 유감을 표명하고 사과를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DX부문 구성원 사이에서는 개인적 이익만을 좇는 초기업노조 대신, 전삼노가 교섭권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전삼노는 지난 3월 초기업노조에 교섭권을 위임한 바 있다.
초기업노조도 사태 수습을 위해 조합원 권익 보호 의지를 재차 드러내고 있지만, 지도부 도덕성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노노 갈등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위원장의 경우 지난달 23일 투쟁 결의대회 직후 비즈니스석을 이용해 해외 여행을 떠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조 내에서도 '호화 투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해외 여행 기간 파업 불참자를 겨냥한 압박성 발언까지 던지면서 리더십에 의문이 제기된다.
초기업노조 차원의 도덕적 해이도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구성원 개인정보 무단 수집을 통한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을 비롯해 DS부문 직원 수백명이 희소질환 아동 등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기부금 약정을 취소하면서 노조 스스로 정당성을 내던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는 노조의 요구를 이해관계자 갈등의 집약적 사례로 꼽으며 "계약 이론, 공정성 이론, 사회적 비교 이론 등 어떤 학문적 잣대를 들이대더라도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노조 행보를 둘러싼 비판 여론이 확산하면서 노사 협상에 대한 낙관론도 흘러나온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7~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69.3%가 노조 총파업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달 3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노동자들의 책임 의식과 연대 의식을 강조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사회적 지지를 얻지 못하는 상황에 내부 균열까지 뚜렷해지면서 지도부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권위주의적 투쟁에 대한 구성원들의 거부감도 커 전향적 자세로 우회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