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제약·바이오, 차세대 기전·패치·장기지속형 개발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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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기업들은 글로벌 비만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개선되거나 새로운 기전의 의약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35년이면 약 1500 억달러(약 219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이미 차세대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열린 미국당뇨학회(ADA 2026)에서는 비만 치료제 투약을 중단했을 때 발생하는 요요 현상과 체중 감소분의 상당 부분이 근육 손실로 이어지는 실투약 데이터가 공개됐다. 이를 계기로 근육 손실을 줄이고 장기 복용 부담을 낮춘 차세대 치료제 개발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보 노디스크는 최근 유럽에서 위고비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 필' 상용화에 나섰다. 이미 미국과 영국, 중동 일부 지역에서는 판매 중이다. 일라이 릴리도 미국에서 경구용 비만 치료제 '파운데요'를 출시했다. 또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글루카곤 호르몬을 자극하는 3중 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를 차세대 카드로 내세워 내년 초 미국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기존 GLP-1 치료제가 해결하지 못한 미충족 수요를 공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장형우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위고비나 마운자로 같은 GLP-1 치료제가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가 10~15% 정도 된다"며 "호르몬이 결합하는 수용체 구조가 달라 기존 약이 듣지 않는 경우로, 차세대 신약이나 다른 기전의 치료제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근육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지방을 선택적으로 줄이는 차세대 비만 치료제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미약품이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계열 내 최초)'로 개발 중인 'HM17321'은 기존 비만 치료제와 달리 CRF2 수용체를 자극해 근육량 증가와 지방 감소를 동시에 유도하는 기전으로 미국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HK이노엔은 카인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근감소증 치료제 후보물질 'IN-207907'의 국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임상 3상 중인 GLP-1 비만 치료제 'IN-B00009'와 병용 요법도 검토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장기 투여의 불편함과 위장관 부작용, 고가의 약가를 극복하기 위한 비만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회사는 올 3분기 후보물질 'YH-GLP-1RA'의 전임상을 시작해 내년 임상 1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복약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제형 혁신도 활발하다. 기존 냉장 보관과 콜드체인(저온 유통망), 잦은 주사 투여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상온 보관과 장기지속형, 패치형 제형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펩트론은 독자적인 장기지속형 약물 전달 플랫폼 '스마트데포(SmartDepot)'를 적용해 주 1회 투여하는 세마글루타이드를 월 1회 제형으로 개량한 'PT403'의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대원제약과 라파스는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한 패치형 비만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원료 생산 능력 확보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비만 치료제 핵심 성분인 펩타이드는 고순도 합성 난도가 높고 생산 시설도 제한적이어서 글로벌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
펩타이드 전문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코든파마는 지난 5월 앰비오팜을 인수하며 미국과 유럽에 이어 중국까지 생산 거점을 확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조7000억원을 투입해 글로벌 펩타이드 CDMO 기업인 폴리펩타이드 그룹을 인수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체중을 얼마나 줄였느냐보다 근육을 유지하면서 대사 지표를 얼마나 개선하고, 환자가 장기간 복용을 지속할 수 있도록 복약 편의성을 높였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나 주사 치료를 부담스러워하는 환자층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기전과 제형이 시장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