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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신문은 2일 미·일 통화 당국이 지난달 3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공동으로 엔화를 사들이는 환율 개입을 했다고 보도했다. 미일 공동개입은 동일본 대지진 직후인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급격한 엔고를 막기 위해 엔화를 팔았지만, 이번에는 40년 만의 엔저를 막기 위해 엔화를 샀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7월 30일과 31일 이틀 연속 개입했다. 미국 재무부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을 통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에 엔화 매수를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수중 메모에는 '50억∼100억달러어치 일본 엔 매수'라는 문구가 포착됐다. 엔화는 한때 달러당 157엔20전대까지 급등했다. 양국 정부는 주초 개입 사실과 엔화 약세 억제 방침을 발표할 전망이다.
◇한국 수출, '달러·엔'보다 '원·엔'이 관건
한국 독자가 가장 먼저 볼 지표는 달러·엔 환율이 아니라 100엔당 원화값이다. 엔화만 원화보다 강해지면 일본 제품의 달러 환산 가격이 오르거나 일본 기업의 할인 여력이 줄어든다. 미국·유럽·동남아 시장에서 일본과 맞붙는 한국 자동차·자동차부품·기계·철강업체에는 가격을 내리지 않고도 경쟁할 공간이 생긴다.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가 겹칠수록 제3국 시장에서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약해진다는 분석을 거꾸로 적용하면, 원화보다 빠른 엔화 강세는 한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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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장비값 부담…증시는 엔 캐리 청산 경계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은 셈법이 다르다. 한국은 완제품을 수출하면서 일본산 정밀기계와 제조장비, 소재·부품도 들여온다. 엔화가 오르면 같은 일본 제품을 사는 데 더 많은 원화가 필요하다. 일본산 설비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신규 투자비와 생산원가가 함께 뛸 수 있다. 다만 달러로 결제하거나 환율 변동에 대비한 기업은 충격이 늦게 나타날 수 있다. 관세청 통계에서도 일본은 한국의 주요 수입국이며, 국내 수입에서 기계류와 제조용 장비 등 자본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금융시장의 최대 위험은 엔화를 싸게 빌려 해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한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다. 엔화가 급등하면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팔고 엔화를 되사는 과정에서 미국과 아시아 증시가 함께 흔들릴 수 있다. 한국은행도 엔 캐리 자금이 급격하게 청산되면 국제금융시장의 위험 요인이 되고 주가와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해 왔다. 코스피 외국인 자금과 원화도 영향권에 들어간다.
원화의 방향도 단순하지 않다. 달러 약세가 우세하면 원화가 함께 오를 수 있지만, 엔 캐리 청산으로 세계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면 외국인 자금이 빠지면서 원화가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 한국에는 원화의 상승과 하락 중 어느 한 방향보다 단기간의 급격한 변동이 더 큰 위험이다.
생활경제에서는 100엔당 원화값이 오르면 한국인의 일본 여행과 쇼핑 비용이 증가한다. 반대로 일본인의 한국 내 구매력은 커져 국내 관광·면세·유통업에는 호재가 된다. 이번 공동개입은 엔화가 곧바로 장기 강세로 돌아섰다는 선언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까지 엔저 저지에 나섰다는 사실은 일본이 값싼 엔화를 앞세워 누려온 수출상의 이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신호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원·달러 환율만 볼 것이 아니라 원·엔 환율, 일본산 중간재 조달비용, 엔 캐리 자금의 이동을 동시에 점검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