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칼럼] 美연준의 금리인상과 2008년 국제금융위기 회고

[칼럼] 美연준의 금리인상과 2008년 국제금융위기 회고

기사승인 2016. 12. 19. 18:2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최근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 인상했는데 향후 3년 동안 3% 정도까지 꾸준히 인상시킬 것이라고 한다.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최근까지도 주요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를 내려왔고 더 이상 금리를 내릴 수 없게 되자 채권 등을 매입해서 통화를 더 공급하는 소위 양적완화를  해왔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은 이제 그런 기조가 저물고 이자율을 정상화시키는 새로운 기조가 시작됐다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국제금융위기가 터지자 일부에서는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 완화를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특히 그린스펀이 자본시장에 대한 규제를 푼 것을 후회한다고 언급한 점이 이런 분석에 힘을 보탰다. 일부에서는 국가간 자본의 이동을 자유화시킨 조치가 문제였다면서 그런 변화를 추동한 소위 신자유주의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그래서 자본이동에 대한 규제의 방법으로 이동을 하면 세금을 물리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런 조치들과 함께 금리인하와 더불어 양적완화가 추진된 것은 주류 거시경제학의 대표적인 두 견해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는데 우리도 예외가 아니었다. 즉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서는 총유효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는 케인지언의 견해와 경제위기가 발생할 때 통화를 긴축시키면 위기가 악화되기 때문에 통화를 풀어야 한다는 통화주의의 견해가 바로 그것이다. 지속적 금리인하와 양적완화가 추진되었지만 이는 문제의 해소라기보다 문제의 지연이었음이 미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런 정책들에도 불구하고 국제금융위기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미국을 제외하고는 어느 나라도 경기침체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도 지금의 회복세가 양적완화 덕분인지 아니면 셰일가스의 개발과 그 여파 덕분인지는 아직 논쟁 중이다. 그래서 최근 경제학의 위기라는 주장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제금융위기의 발생에 대한 설명으로 그동안 간과되다가 최근 주목을 받는 설명은 오스트리아학파 경기변동이론이다.  
 

이에 따르면 미 연준의 통화팽창정책으로 금리가 계속 내리자 그 돈들이 주택시장으로 흘러들어갔고 주택시장에 거품이 끼게 만들었다가 터진 게 국제금융위기라는 것이다. 은행들은 심지어 신용불량자들에게 주택대출을 하더라도 이들로부터 받을 미래의 소득을 증권화한 다음 이 증권을 주택금융공사에 넘겨 이득을 볼 수 있었다. 정부가 주택소유를 장려하는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런 증권을 기초로 하여 파생상품이 개발되고 이를 미국의 투자은행들과 여타 국가들의 투자자들이 사들였다. 미국 주택시장에 거품이 부풀어 오르는 동안은 모두 즐거웠지만 2008년 무렵 금리를 정상화시키자 주택시장에 거품이 붕괴했다. 주택가격이 급락하자 주택대출채권뿐만 아니라 이를 기초로 만들어진 무수한 파생상품들이 모두 부실화되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지게 됐는데 그게 국제금융위기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인하를 통해 심지어 비전통적인 소위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통화를 충분히 공급함으로써 국제금융위기에 따른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면서 경제를 회복시키고자 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가 오르고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자 이제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신흥국가들이 이중고에 시달리게 되었다. 그간 저금리의 유지로 인해 과다하게 부채를 장려한 셈이 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가계부채인데 그 중 상당부분은 주택경기에 거품이 끼고 이에 따라 급증한 주택담보대출 부채다. 이제 각 신흥국들은 이자율이 올라가는 기조로 바뀐 만큼 그 나라 경제에 낀 거품들을 서둘러 제거해야 하고 (보통 구조조정이라고 한다) 이와 동시에 국제결제통화인 달러화가 그 나라 자본시장을 떠남으로써 발생하는 통화불일치 문제 즉, 그 나라 정부나 기업이 빌린 달러화 대출을 갚을 때 쓸 달러화가 모자라게 되는 외환위기의 발생도 막아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우리도 예외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