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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의식 되찾아…자가호흡 등 회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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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기자

승인 : 2014. 05. 11. 17:38

폐를 비롯 호흡기 질환 자주 앓아… 이번주 예정된 출근 힘들 듯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72)이 11일 심장마비 증상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심근경색 시술을 받은 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 측은 이 회장의 건강에 큰 이상이 없다고 밝혔지만 고령인 이 회장이 과거 폐질환 수술을 받은 점을 감안하면 ‘출근 경영’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자가호흡이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해 중환자실에서 약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삼성 그룹과 의료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10일 밤 11시께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호흡곤란을 일으켰다. 곧바로 인근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이 회장은 심장마비 증상을 보여 심폐소생술 시행(CPR)을 받았다

11일 밤 12시 15분께 이 회장은 자가 호흡에 문제가 있어 기관지 삽관을 한 채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회장에게 ‘급성심근경색’ 진단을 내린 의료진은 ‘스텐트’(stent) 삽입술 시술에 들어갔다. 스텐트 삽입술이란 스테인리스 스틸 등으로 만든 스텐트로 좁아진 혈관을 확장해 혈액 순환이 원활하게 하는 시술이다.

이후 이 회장은 흉부외과 중환자실에서 에크모(ECMO·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or·체외막산소화 장치) 장비를 한 채 약물 및 수액치료를 받았다. 에크모는 생명유지를 위해 환자의 저하된 심장과 폐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구호 장비다. 환자의 정맥에서 혈액을 체외로 빼내 동맥혈로 바꾼 다음 다시 환자의 정맥이나 동맥으로 주입해 심장과 폐 역할을 한다.

이 회장은 현재 에크모를 이용하고 있지만 자가 호흡이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응급조치가 신속하게 진행됐고 시술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며 “뇌의 손상까지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폐를 비롯한 호흡기 질환을 자주 앓았지만 심근경색으로 시술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1999년 폐 부근의 림프절에서 암세포가 발견돼 수술을 받은 후 꾸준히 주치의의 검진과 함께 연 2회 종합정기검진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해 8월 감기가 폐렴 증상으로 발전하면서 삼성서울병원에 열흘 정도 입원해 건강악화설이 돌기도 했다. 앞서 지난 2009년 3월에는 기관지염으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나흘간 치료받고 퇴원했다. 지난 2008년 삼성 특검 이후 배임과 조세포탈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을 당시 극심한 피로증세인 저혈당 피로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건강을 위해 즐겨피던 담배를 끊고 겨울에는 미국 하와이 등 따듯한 지역에서 요양을 해왔다.

하지만 올해 초 미국·일본 등으로 출국한 이 회장은 지난달 귀국한 지 닷새 만에 ‘출근경영’을 시작해 고령에도 무리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 회장의 출근경영 이후 삼성 금융계열사 지분정리, 삼성SDS 유가증권 상장, 미래전략실 인사 등이 숨가쁘게 진행됐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하며 사업구조조정 등을 직접 챙겨왔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회장의 주도로 진행되는 그룹 경영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사람마다 심근경색 시술 후 퇴원 시기가 다르지만 최소 며칠은 입원해야 하지 않겠냐”며 “아직 경과를 지켜봐야 해서 이번주 출근 여부에 대해선 얘기할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 관장과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차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가족들이 병실에서 이 회장 곁을 지켰다. 이 부회장의 경우 오후에 이 회장의 회복세를 확인한 다음 업무 복귀를 위해 삼성전자 사옥으로 돌아갔다고 삼성 측은 밝혔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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