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은 이 회장에게 긴급 심폐소생시술(CPR·Cardiopulmonary Resuscitatio)에 들어갔다. 말그대로 마비된 심장에 충격으로 다시 뛰게 해야 하는 긴급 상황이었다.
성공적으로 소생시술을 받은 이 회장은 곧바로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했다. 자가 호흡에 여전히 문제가 있어 기관지 삽관을 한 채였다. 순천향대학교 병원에서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까지 차로 30~40분이 소요된다.
이날 밤 12시 15분께 이 회장은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도착했다. 이 회장에게 ‘급성심근경색’ 진단을 내린 의료진은 ‘스텐트’(stent) 삽입술 시술에 들어갔다. 스텐트 삽입술이란 스테인레스 스틸 등으로 만든 스텐트를 혈관 속에 삽입해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시술이다. 혈관 안에 들어가면 평생 몸 밖으로 빼낼 필요가 없으며 재발하면 같은 시술방법을 쓸 수 있다.
11일 오전 안정을 찾기 시작한 이 회장은 흉부외과 중환자실에서 에크모(ECMO·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or·체외막산소화 장치) 장비를 한 채 약물 및 수액치료를 받았다. 에크모란 생명유지를 위해 환자의 저하된 심장과 폐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구호 장비’다. 환자의 정맥에서 혈액을 체외로 빼내 동맥혈로 바꾼 다음 다시 환자의 정맥이나 동맥으로 주입해 심장과 페 역할을 하는 장비다.
이 회장은 현재 에크모를 활용하고 있지만 자가 호흡이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초기 응급 조치를 적절히 해준 순천향대병원에 감사드린다”며 “이후 삼성서울병원에서 시술이 잘 돼 이번 심근경색이 다행히 뇌의 손상까지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폐를 비롯한 호흡기 질환을 자주 앓았지만 심근경색으로 시술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 8월 감기가 폐렴 증상으로 발전하면서 삼성서울병원에 열흘 정도 입원해 건강악화설이 돌기도 했다.
이 회장은 건강을 위해 즐겨피던 담배를 끊고 겨울에는 미국 하와이 등 따듯한 지역에서 요양을 해왔다. 하지만 올해 초 미국·일본 등으로 출국한 이 회장은 지난달 귀국한 지 닷새 만에 ‘출근경영’을 시작해 고령에도 무리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 회장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지만 이번주 예정된 출근을 포함해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는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사람마다 심근경색 시술 후 퇴원 시기가 다르지만 최소 며칠은 입원해야 하지 않겠냐”며 “아직 경과를 지켜봐야 해서 이번주 출근 여부에 대해선 말씀드릴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 관장과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차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가족들이 병실에서 이 회장 곁을 지켰다. 이 부회장의 경우 이날 늦은 오후 업무차 회사로 복귀했다고 삼성 측은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