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화 제작사인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 해킹 사건’에 대한 미국의 보복조치로 ‘북한 인터넷 완전다운’ 공격이 행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날 영화 인터뷰 상영개시는 북·미간 ‘사이버전’에 대한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킬 전망이다.
소니는 독립 영화관을 통한 영화 ‘인터뷰’ 상영 계획과 별도로 △구글 플레이 △유튜브 무비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비디오 △소니운영 인터뷰 웹사이트 등 인터넷 비디오 플랫폼을 통해 주문형비디오(VOD) 형식으로 영화를 배포하고 있다.
마이클 린턴 소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솔직히 우리는 이 영화를 상영할 수 있으리라고 예상할 수 없었다”며 “하지만 지금 우리의 싸움이 무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사이버 범죄가 결코 우리에게 침묵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에 자긍심을 느낀다”고 했다.
영화를 다시 상영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곳곳에서 매진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백악관은 전날 영화관 상영 계획 결정에 이어 이날 온라인을 통한 배포를 재차 환영했다.
에릭 슐츠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명확하게 밝혔듯이 외국 독재자가 미국의 영화를 검열할 수는 없다”며 “영화를 볼지 말지는 국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북한 김정은 암살’을 소재로 다룬 영화 인터뷰가 본격 상영됨에 따라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영화 상영 예정인 미국 내 영화관 300여곳을 상대로 테러 가능성에 유의할 것을 경고했다. 다만 FBI는 아직 테러 가능성과 관련한 실제 정보는 입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북한 측은 영화 인터뷰의 온·오프라인 배포를 비난하면서도 ‘물리적 대응’에는 나서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김성 참사관은 이날 “우리의 주권과 최고지도자의 존엄에 대한 용서할 수 없는 조롱”이라며 “북한은 인터뷰의 온라인 배포와 성탄절부터 이어질 극장 상영에 반대한다”고 했다. 다만 영화의 배포·상영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물리적 대응”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입장에 따라 일단 북한의 직접적인 테러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간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해킹 등 사이버 테러를 통한 ‘사이버전’은 더욱 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이 소니 해킹 사태와 관련해 지난 19일 북한을 배후로 지목하고 ‘비례적 대응’을 언급했다. 그 직후 북한의 인터넷은 접속이 불안정하다가 지난 22일께 완전 다운되는 사태를 겪었다.
두 사건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 해킹을 ‘사이버 반달리즘(vandalism·파괴 행위)’으로 규정하는 등 ‘정황’을 따지면 미국이 비공개로 보복 사이버 공격을 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숙현 시사칼럼니스트는 이날 PBC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해킹 사건으로 상당히 격앙된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북·미 양측간 진실공방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