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시중은행들은 금융공공기관들을 핑계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차일피일 미뤄 왔으나, 이제는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그동안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을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입장을 바꿔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가동시키는 등 결전 준비에 나서고 있다.
10일 KB국민은행은 그동안 잠정 중단상태였던 성과주의 태스크포스팀(TFT)을 재가동시켰다. 이날 오전 10시 국민은행 노사는 임금피크제, 초과이익배당금(PS)지급 여부 등을 논의했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저번주부터 성과주의 TFT가 진행됐다”며 “앞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이와 관련한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만 해도 국민은행 성과주의 TFT는 잠정 중단상태였다. 금융노조측이 4차례에 걸쳐 임단협 교섭에 나섰지만 사측이 협상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결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금융당국의 강경한 태도에 노조측의 반발도 한층 수그러든 상태다. 노조측은 “무조건 반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노조가 원하는 바를 사측에 제시해 서로 협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들은 현재 금융당국의 기조에 맞춰 성과주의를 일부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들 은행들이 말한 성과주의는 기존에 해오던 부지점장급 이상의 연봉제, 집단 성과급 등을 말한다. 따져 보면 이미 해오던 연봉제를 성과주의의 일환이라고 하는 셈이지만, 개별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TFT를 만들어 논의하고 있는 만큼 향후 추가적인 제도 개선 방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의 부지점장 이상은 성과연봉제로 받고 있고, 개인 평과와 조직 성과가 연동되는 구조다. 다만 4급 이하에 대해서는 개별연동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성과연봉제 도입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개인별 직무 성과에 대한 차등 기준을 완전히 새롭게 바꿔야 하기 대문이다. 여전히 노조와 합의해야 할 부분도 많지만, 노사간 갈등이 심하지 않은 만큼 무리 없이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도 내부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은 올 초부터 내부적으로 TFT를 가동하고 있다. 금융공공기관들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 이후 롤모델로 삼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마련한 ‘인사보상제도 선진화 TF’에서 성과연봉제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금융공공기관들이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보고 각 은행별 기준을 마련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게 될 것”이라며 “국책은행들이 성과주의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시중은행들도 더 이상은 미루기 힘들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