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을 두고 부산과 이에 맞서는 대구·울산·경남·경북 연합군의 싸움이 과열되고 있다. 지역 정치인과 지자체장들이 목숨을 걸다시피 하며 싸우는 모습이 자칫 영남권을 두 동강 낼 것 같은 기세다.
이달 말경에 입지가 발표될 예정인데, 그 때는 탈락한 쪽에서 어떻게 나올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일부에서는 신공항으로 얻는 이득보다 지역갈등이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한다.
부산 시민 2만여 명은 지난 14일 신공항의 가덕도 유치를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김해공항 가덕이전 추진단, 가덕 신공항 추진 시민운동본부가 주도했고 새누리당 의원 3명과 더불어민주당 의원 3명이 가세했다. 시민단체들은 삭발도 했다. 이들은 가덕도가 24시간 운영이 가능한데다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공항은 부산이 주도해 추진한 숙원사업이기 때문에 절대로 내줄 수 없다는 것이다.
밀양을 밀고 있는 대구·울산·경남·경북의 시도지사도 같은 날 긴급회동 후 대국민호소문을 내놨다. 시도지사들은 신공항 입지 선정 발표가 임박했는데 일부 정치인들이 무책임하게 선동하고 정부 불신과 지역 분열을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남부권의 성장 잠재력을 확보하기 위해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대해 신공항 입지 발표를 예정대로 이행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동남권 신공항은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토를 지시해 추진하다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때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포기했었다.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내걸었고 정부는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에 용역을 주었다.
이 공항 건설에는 5조~6조원이 전액 국비로 투입된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지자체와 지역 정치인들이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공항은 경제성과 접근성, 성장가능성 등을 따져 경제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 정치인이나 지자체장들의 생색내기 수단이 되면 안 된다.
정치가 개입되면 신공항은 극심한 갈등을 초래하고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5개 시도지사들은 지난해 1월 '유치경쟁'을 하지 않는다는 공동 성명서를 채택했는데 이를 휴지조각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발표 전에 '결과에 승복한다'는 약속을 받아 두어야 나중에 시끄럽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