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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Look Korea’, 그 실(實)과 질(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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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기자

승인 : 2016. 07. 1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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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주인도 한국대사 인터뷰] "한국 기업, 인도 진출 새로운 르네상스 필요조건 충족"...대사·국제정치 전문가가 보는 인도 경제발전의 원동력, 인도가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
조현
조현 주인도 한국대사(오른쪽)가 지난 4월 14일 오전(현지시간) 인도 중서부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주 뭄바이(Mumbai) 컨벤션센터에서 3일 일정으로 시작된 국제 해양박람회(Maritime Summit) 개막식에 앞서 한국 기업관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를 영접하고 있다. 가운데는 니틴 가드카리(Nitin Gadkari) 해운·도로교통부 장관./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인도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2014년 5월 출범한 이후 ‘메이크 인 인디아’ ‘디지털 인디아’ ‘스킬 인디아’ 등의 경제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대한민국을 주요 발전모델로 삼고 있다고들 한다. 모디 정부의 노력을 일종의 ‘Look Korea’로 이해하는 것이 혹시 우리의 과도한 자의적 해석은 아니었을까.

기자가 지난 1년 동안 만난 뉴델리 외교가 인사들은 ‘Look Korea’에 관해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한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모디 총리 주재의 각료회의에서 한국은 미국·중국·일본과 함께 주로 거론되는 4개국에 속한다.

코리아 플러스
니르말라 시타라만(Nirmala Sitharaman) 인도 상공부 장관이 지난달 18일 인도 뉴델리 아쇼크(Ashok)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플러스’ 개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지난 4월 14~16일 인도 중서부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주 뭄바이(Mumbai)에서 개최된 인도 최초의 국제 해양박람회(Maritime Summit)에서 한국이 단독 파트너 국가로 선정된 것, 지난달 18일 뉴델리에서 한국 기업의 인도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코리아 플러스’가 인도 상공부 산업정책진흥실(DIPP) 산하 ‘인베스트 인디아’ 내 특별팀으로 구성된 것 등은 인도 정부의 ‘Look Korea’가 한국 측의 아전인수격 시각이 아니라 상당히 현실성과 실질을 띤 움직임임을 보여준다.

그 이유와 배경은 무엇인가. 이와 관련한 인도 전반의 가능성과 전후문맥의 이해를 조현 주인도 한국대사에게 들었다.

조현
조현 주인도 한국대사가 14일 뉴델리 한국대사관 집무실에서 가진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이 한국 기업이 인도에 진출할 새로운 르네상스 시기”라고 말하고 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조현 대사는 14일 뉴델리 한국대사관 집무실에서 가진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가장 최근 경제성장을 이룩했고, 인도와 비슷하게 식민지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훌륭한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가난에서 빠져 나왔기 때문에 인도가 경제성장 정책을 추진하면서 한국의 경험 공유와 투자를 요청하고 있다”며 “서구나 일본 등의 도시는 잘 계획돼 도시화가 진행된 결과이지만 급격한 산업화·도시화를 통해 인구·공해·위생·교통 등의 문제를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도시 재정비, 신도시·스마트시티 건설 등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우리의 경험이 인도에게 좋은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현대자동차·삼성전자·LG전자 등 한국 기업이 미국·유럽·일본 기업들은 인도 시장에서 철수하던 20년 전 인도 시장에 진출, 가장 성공적이면서 모범적으로 기업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 인도가 한국을 파트너 국가로 꼽는 3번째 이유”라고 했다.

조현
조현 주인도 한국대사(왼쪽)가 지난해 11월 24일 오후(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인도 상공회의소(FICCI)에서 열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서밋’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조현
조현 주인도 한국대사(왼쪽)가 지난해 11월 19일 인도 뉴델리 자와할랄 네루대학교(JNU) 컨벤션센터에서 교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ORF
수드히르 T. 데바레(Sudhir T. Devare) 전 인도 외교부 차관(왼쪽 줄 앞쪽)이 지난 4월 26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옵서버 리서치 재단(Observer Research Foundation)에서 진행된 조현 주인도 한국대사의 ‘확장 국면에 있는 한·인도 관계’ 강연에서 주한 인도대사로 재직할 당시의 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그러면서 “이를 인도 정부와 오피니언 리더, 인도 국민, 대학생 등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지는 강연, 면담, 축사, 환영사’

실제 그는 지난해 10월 인도에 부임한 이래 매달 2~3번꼴로 인도의 각종 기관과 대학 등에서 강연을 해 왔다. 지난 달 30일 인도 동북부 아쌈(Assam)주 구와하티(Guwahati) 대학과 지난 2일 시킴 마니팔(Skkim Manipal) 대학의 경우처럼 비행기로 2~3시간을 가서 산악지대의 좁고 구비진 길을 자동차로 5시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강연장도 마다하지 않는다.

모디 조현
조현 주인도 한국대사(왼쪽)가 지난 2월 13일 인도 중서부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주 뭄바이(Mumbai) 반드라 쿠를라(Bandra Kurla) 콤플렉스(Complex)에서 1주일 일정으로 시작된 ‘메이크 인 인디아’ 주간 전시회에서 한국관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운데)에게 한국관과 기업을 소개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조현 콜카타
마마타 바네르지(Mamata Banerjee) 웨스트 벵갈주 총리(오른쪽)가 지난 1월 7일 저녁 인도 동북부 웨스트 벵갈(West Bengal)주 콜카타(Kolkata)에서 열린 ‘벵갈 글로벌 비즈니스 서밋’ 전야제에서 조현 주인도 한국대사(왼쪽)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조현 자이틀레이
조현 조인도 한국대사가 지난 1월 7일 인도 동북부 웨스트 벵갈(West Bengal)주 콜카타(Kolkata)에서 열린 ‘벵갈 글로벌 비즈니스 서밋’ 전야제에서 아미트 미트라(Amit Mitra) 웨스트 벵갈주 재무부 장관(오른쪽)의 소개로 아룬 자이틀레이(Arun Jaitley) 중앙정부 재무부(왼쪽), 수레쉬 프라부(Suresh Prabhu) 철도부 장관(왼쪽에서 2번째)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지금까지 조현 대사의 면담 일정에는 2차례 만난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비롯해 아룬 자이틀레이(Arun Jaitley) 재무부·니틴 가드카리(Nitin Gadkari) 해운·도로교통부·수레쉬 프라부(Suresh Prabhu) 철도부·마노하르 파리카르(Manohar Parrikar) 국방부 장관 등 주요 각료와 지방정부 주총리·대학총장·연구기관 기관장 등이 포함돼 있다.

부지런히 총리·장관 등 인도 지도자와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 한국·인도 간 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관계 심화를 두고 논의하며 의기투합해 온 것이다. 조현 대사 표현을 빌리면 “이들을 만나면 ‘죽이 잘 맞는다’.” 간단히 차 한잔 하기로 했던 자이틀레이 장관과의 면담시간이 30분 이상으로 늘어난 적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재 대사로서의 임무에 열성적인 만큼 인도 정부의 의사결정 시스템에 무관심할 수 없다. 조현 대사의 평가에 따르면 모디 정부에서는 내각제의 장점인 집단 결정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어 내각뿐 아니라 차관 등 정부 고위관료까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역대 정부는 정치인인 장관과 고위관료 간 인식의 갭이 컸는데 모디 정부에서는 상공부 차관 출신인 아미타브 칸트(Amitabh Kant) 인도개조국가기구(NITI)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차관들이 팀을 만들어 프로젝트를 기획해 모디 총리가 참석한 회의에서 발표하는 등 정부의 의사결정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다.

TVS
베누 스리니바산(Venu Srinivasan) TVS 자동차 회장이 지난 1월 25일 인도 뉴델리 한국대사관 관저에서 열린 조현 주인도 한국대사 초청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고엔카 구영기
파완 쿠마 고엔카(Pawan Kumar Goenka) 마힌드라&마힌드라 사장(오른쪽)과 구영기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장이 지난 2월 13일 인도 중서부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주 뭄바이(Mumbai) 반드라 쿠를라(Bandra Kurla) 콤플렉스(Complex)에서 1주일 일정으로 시작된 ‘메이크 인 인디아’ 주간 전시회 현대차 부스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조현 대사는 특히 “인도 최남동부 타밀 나두(Tamil Nadu)주 첸나이(Chennai) 한국 명예총영사를 지낸 베누 스리니바산(Venu Srinivasan) TVS 자동차 회장, 파완 쿠마 고엔카(Pawan Kumar Goenka) 마힌드라&마힌드라 사장 등 지금까지 만난 인도 기업인들이 한국 사회 발전의 원동력 등에 관해 질문하면서 인도가 어떻게 하면 가난을 극복하고 발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고 했다.

결국 모디 총리를 비롯한 정부 각료와 고위 공직자, 기업인 그리고 향상심·상승욕구를 가진 일반 시민들이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 인도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기업, 인도 진출의 르네상스’

조현 대사는 현 시기를 “20년 전 한국에서 중국 붐이 일어났듯이 지금은 인도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형성한 안개를 걷어내고 새로운 진출 붐이 일어날 시기”라고 정의했다. 이어 “현대자동차·삼성전자·LG전자 등이 20년 전에 진출해 인도 최고 기업이 됐던 것처럼 새로운 한국 기업 르네상스를 위한 필요조건은 완비됐다”고 했다.

그 근거로 인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한국이 중국 이후 새로운 투자처가 필요한 가운데 한·인도 정부·민간 레벨에서 붐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들었다.

“이번 르네상스는 대기업의 추가 투자뿐 아니라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인도 진출에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이 돼야 한다. 대사관·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등 기관을 통해 좋은 인도 측 파트너를 선정하는 것이 성공적인 투자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조현 대사는 지난 서울 방문 때 가진 중소기업 대상 강연을 통해 인도 진출 의사를 타진해 온 10여개 기업에 대해 인도 사업 파트너를 소개했다. 아울러 ‘코트라 뉴델리 수출인큐베이터 센터’의 입주 공간을 현재 15개에서 100개 정도로 대폭 확대해 한국 중소기업의 인도 진출 전진기지로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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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주인도 한국대사(왼쪽)이 지난 2일 인도 시킴 마니팔(Skkim Manipal) 대학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뉴델리(인도) 특파원
‘인도 경제성장의 원동력’

조현 대사는 인도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600 달러로 한 국가가 경제적으로 급성장할 수 있는 길목에 있고, 세계 경제 상황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 내수 중심 경제에 평균 연령 27세의 젊은 층이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것을 꼽았다. 아울러 모디 정부의 개혁·개방, 반부패 정책과 과감한 사회간접자본(인프라) 투자가 경제성장을 이끄는 또 하나의 원동력이라고 했다.

이 모든 것을 넘어 조현 대사가 바라보는 현 인도의 최대 저력은 부임 이래 만난 인도 시민들에게 느껴지는, 1970년대 한국을 연상시키는 더 나은 삶에 대한 강렬한 욕구와 높은 교육열이다.

조현 대사는 “1947년 독립 이후 쿠데타 한번 없이 전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로 성장해 왔기 때문에 정권에 따라 인도 사회의 흐름이 갑작스럽게 변할 수 없고 경제성장 정책이 계속 유지되는 점 역시 인도 미래에 대한 투명성, 예측 가능성을 높여준다”며 “농촌문제와 인프라, 그리고 문맹률 30%를 해결하는 교육 정책 등이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모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5월 14일 오후(현지시간) 인도 중앙 마드야 프라데시(Madhya Pradesh)주 우자인(Ujjain)에서 열린 3일 일정의 힌두교 국제 컨퍼런스 ‘비차르 마하쿰브(Vichar Mahakumbh)’ 폐막식에서 연설을 하면서 양손을 들고 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모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지난 4월 14일 오전(현지시간) 인도 중서부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주 뭄바이(Mumbai) 컨벤션센터에서 3일 일정으로 시작된 국제 해양박람회(Maritime Summit) 개막식에 참석, 연설을 하면서 단상을 잡고 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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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총리(가운데 흰색 옷)가 지난달 21일 오전 인도 서북부 펀자브(Punjab)주와 하리야나(Haryana)주의 주도인 찬디가르(Chandigar) 연방직할지 캐피톨 콤플렉스에서 진행된 세계 요가의 날 행사에서 일반 시민들과 함께 요가를 선보이고 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지방정부가 제각각 하나의 국가라고 할 만한 인도. 그 인종적 문화적 다양성에 나란히 비견될 예는이민국가로 출발한 미국 정도가 아닐까. 그러면서도 미국과는 달리 전 국민을 아우르는 단일한 공용어가 없다는 기막힌 현실이 인도의 매혹이자 곤혹이다. 인도에서 영어는 영국 식
민지 시대의 언어이면서 독립 이후에도 복잡다단한 현실의 고육지책으로 채택돼 쓰이다가 실질적인 상용 공용어의 위치를 획득하게 됐다.

전국을 관통하는 하나의 틀이라고는 민주주의 시스템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현 대사는 “현대판 ‘토호’라고 할 수 있는 정치 명문가가 주총리·주요 장관직을 장악하는 경우가 많은 인도이기에 주정부의 정책을 세밀하게 들여야 보고 접촉을 한 다음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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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주인도 한국대사(가운데)가 지난해 11월 26일 저녁(현지시간) 뉴델리 프레스클럽 기자회견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인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 자리에서 라훌 잘랄리(Rahul Jalali) 프레스클럽 회장(오른쪽)은 “각국 주요인사를 초청해 현안에 관해 듣는 기회를 가질 계획인데 그 첫 번째로 한국대사를 모셨다”고 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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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주인도 한국대사가 지난 2월 27일 인도 뉴델리 한 초중고 사립학교 운동장에서 개최된 한인체육대회 성인남자 렐레이 경주에서 결승 테이프를 끊고 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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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주인도 한국대사(왼쪽)가 지난달 8일 인도 중남부 텔랑가나(Telangana)주 하이데라바드(Hyderabad) 한 호텔에서 진행된 주인도 한국대사관 주최 ‘코리아 카라반’ 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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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주인도 한국대사(왼쪽에서 4번째 양복) 부부와 김금평 인도 뉴델리 한국문화원장(7번째·흰색 상의) 부부가 1일 인도 시킴(Sikkim)주 주도 강톡(Gangtok)시 마난 바완(Manan Bhawan)에서 열린 인도 케이팝(K-Pop) 콘테스트 동북지역 예선에서 임팩트의 축하공연을 보면서 인도 팬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독서가, 학자, 영화 마니아, 부지런한 활동가 외교관’

조현 대사는 알려진 독서가이자 영화팬이다. 세익스피어·카뮈·헷세 등의 작품을 즐겨 인용하는가 하면 영화도 적절히 끌어들여 청중의 이해를 돕는다. 인도 부임 이래의 강연이나 면담, 심지어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기 쉬운 각종 행사의 축사나 환영사까지 늘 그 세대 특유의 인문적 감성과 국제정치학 박사학위 소지자로서의 학술적 감각이 묻어나곤 했다. 자연히 청중들에게 특별한 인상을 남기기 마련이다.

기자가 이 부분을 화제로 삼자 조현 대사는 과거 영국 외교관의 공식 발언에 등장한 셰익스피어 구절이 문맥상 인용 오류임을 알아차렸던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주위의 서구권 외교관들이 놀라는 것은 당연하고 비서구권, 국제사회의 비주류 국가 출신으로서 이런 면모는 외교 활동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으리라 짐작된다.

indian summer
‘인도의 여름(Indian Summer)’의 표지. 자와할랄 네루 인도 초대 총리(가운데)가 인도 마지막 영국 총독 루이스 마운트배튼(Louis Mountbatten)의 부인 에드위나(Edwina)를 바라보면서 파안대소를 하고 있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인터뷰가 진행된 조현 대사의 집무실 테이블에 ‘인도의 여름(Indian Summer), 제국 멸망의 비밀 역사’ ‘다름(Being different), 서구 보편주의에 대한 인도의 도전’ ‘인디아노믹스(Indianomix), 현재 인도에 대한 이해’ 등이 놓여 있었다. 왕성한 독서가이자 학자로서의 자질이 주인도 한국대사로서의 업무수행에 집중돼 있는 듯하다.

조현 대사는 인도 근무를 계기로 영국과 인도의 관계, 특히 크고 막강하고 장대한 ‘제국’ 인도가 ‘미발달·반봉건 왕국’ 영국의 식민지가 된 이유, 독립 이후에도 영국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는 ‘특별’한 상황에 대해 관심이 많다. 영국·인도 관계가 한국·일본 관계 발전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현 대사는 대통령궁에 인도 마지막 영국 총독 루이스 마운트배튼(Louis Mountbatten)의 부인 에드위나(Edwina)의 초상화가 걸려있고 정치인이나 일반 국민들이 영국의 식민지배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적은 이유와 대해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Rajasthan)주 자이푸르(Jaipur) 왕국의 가야트리 데비(Gayatri Devi) 왕비(1919~2009)의 회고록에 나타난 일반인들과 동떨어진 호화스러운 삶을 거론하면서 “영국이 565개 왕국(Princely States)으로 분리된 인도를 분리 통치(Divide & Rule)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영국이 고도의 통합성을 무기로 하는 국민국가(Nat
ion State)적 정체성이 형성되고 굳어질 기회가 없었던 인도의 현실을 잘 이용했다는 설명이다.

단일화된 정체성의 결여가 인도의 현대화 내지 고도성장을 저해해 온 것은 사실이나, 내셔널리즘을 자양분으로 성장하고 19~20세기를 풍미한 국민국가적 정체성이 21세기적 상상력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 또한 자명하다. 인류의 고민이자, 인도의 방향성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인도가 빛과 어둠이 뒤엉킨 기존 산업국가들의 행로를 참고는 하되 답습하지는 않을 방안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우리의 발전, 한국·인도 관계의 발전에 새로운 영감과 동력은 어디서 올 것인가. 이는 남북관계, 대일(對日) 대중(中)관계의 고민에 있어서도 직접 간접적인 깨달음을 줄 화두들이다.

조현 대사의 인도 생활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둘러싼 모색의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현
조현 주인도 한국대사가 14일 뉴델리 한국대사관 집무실에서 아시아투데이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하만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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