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오래 전에 은퇴한 중국의 당정 최고 지도자들 대부분은 건강한 장수를 통해 여유자적의 생활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일부는 사회 봉사 활동이나 취미 생활을 왕성하게 하면서 제2의 인생을 멋지게 살고 있다고 한다.
얼후
0
얼후를 연주하는 주룽지. 여유자적 생활을 즐기는 대표적인 중국 전직 최고 지도자로 꼽힌다./제공=신징바오(新京報).
중국 정계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8일 전언에 따르면 이들 중 가장 최근까지 근황이 알려진 전직 지도자는 장쩌민(江澤民·90) 총서기 겸 국가주석 시절 총리를 지낸 주룽지(朱鎔基·88)가 아닌가 보인다. 7년전 발행해 베스트셀러가 된 ‘주룽지 총리 기자들의 물음에 답하다.’라는 책의 CD판을 최근 완성한 후 8일부터 전국 판매에 들어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는 이번에도 이 CD가 잘 팔릴 경우 책의 인세 4000만여 위안(元·70억여 원)을 빈곤지역의 아동들에게 기부했듯 어려운 사람들에게 쓸 것이라고 한다. 평소 중국 전통 악기인 얼후(二胡) 연주를 통해 노년의 삶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쩌민, 후진타오
0
지난해 9월 3일 열린 중국의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시진핑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자리를 함께 한 장쩌민, 후진타오 전 총서기 겸 국가주석. 역시 여유자적의 생활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제공=신화(新華)통신.
장쩌민 전 총서기 겸 주석의 경우는 음악에 심취한 경우에 속한다. 자신이 집권하던 시절의 최고위급 은퇴 관리들을 모아 악단까지 만들어 활동할 정도였다. 또 서예에도 일가견이 있어 틈만 나면 즐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낙천적인 성격으로 미뤄 보면 100세까지 장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주룽지
0
전승절 때 모습을 보인 전직 최고 지도자들인 리펑, 주룽지 전 총리와 리루이환 전 정협 주석./제공=반관영 통신 중국신문(CNS).
최근 아들인 리샤오펑(李小鵬·57)이 산시(山西)성 성장에서 중앙의 교통운수부장으로 이동해 화제에 오른 리펑(李鵬·88) 전 총리는 주로 자택이 있는 중난하이(中南海)에서 가벼운 운동과 독서로 소일하고 있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아들이 더 잘 되기를 내심 바라고는 있으나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에게 훈수는 못한다고 한다.
젊은 시절 목수 경력이 있는 리루이환(李瑞環·82)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은 과거의 직업으로 돌아간 경우에 속한다. 작품도 열심히 할 뿐 아니라 가끔은 주변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리란칭(李嵐淸·84) 전 국무원 부총리 역시 비슷한 케이스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평소 취미였던 전각과 서예에 매진, 전문가 수준이 된 것으로 유명하다. 주위 친지들에게 작품을 선물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다고 한다.
후진타오(胡錦濤·74) 전 총서기 겸 주석의 경우는 수영, 테니스 등 스포츠를 즐기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몸이 아픈 부인 류융칭(劉永淸·74) 여사를 직접 간병하지 않으면 거의 매일 운동을 한다고 한다. 또 원자바오(溫家寶·74) 전 총리는 미래의 주인공들인 어린 학생들과 만나 소통하는 것을 유난히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지질학을 공부한 전문가답게 지리 강의를 자주 한다.
그러나 이들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부패와의 전쟁에서 주변 측근들이 속속 낙마하는 모습을 보면서 착잡함도 금치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어 일체의 반응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역시 사라진 권력은 오래 살면서 유유자적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 아닌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