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보인 반응에서 잘 알 수 있다. 우선 외교부가 그랬다. “우리는 미국의 새 대통령과 양국 관계가 건전하고 안정된 발전을 지속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는 천편일률적인 입장을 피력하면서 마치 결과를 예견이라도 했다는 듯 의연한 입장을 보였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에게 즉각 축전을 보내 양국이 광범위한 공동의 이익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차분하게 강조했다. 이어 건강하고 안정적인 중미 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축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의례적인 인사가 아닌가 보인다.
하지만 속으로는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고 해야 한다. 일단 안보적인 측면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넘겼다고 생각할 것 같다. 트럼프 당선인의 기본적 정책인 ‘미국 우선’이 자국과의 갈등을 많이 줄여줄 것으로 본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로 트럼프는 지난 8년 동안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이 추진해온 피봇 투 아시아, 즉 아시아회귀 정책을 중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중국은 미국과의 마찰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북한 핵 문제나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와 관련한 양측의 갈등 역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말라는 법이 없다. 속으로는 그의 당선을 환호작약하면서 환영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제 문제로 들어가면 상황이 상당히 복잡해진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대로라면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해야 하므로 진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중국 상품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는 것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해도 좋다. 중국으로서는 짧으면 4년, 길면 8년 내내 골치가 아플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중국의 경제 당국자들이 트럼프의 당선에 화들짝 놀랐다는 얘기가 베이징의 관가에 나돈 것은 때문에 하나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종합적으로 평가할 경우 중국에게 트럼프의 당선이 힐러리 클린턴이 되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훨씬 더 낫다고 해야 한다. 중국이 정중동의 입장을 보이면서 속으로 웃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