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元)화의 환율이 도날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연일 평가절하되고 있다. 그것도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어 중국 당국이 아예 작심하고 평가절하에 나서지 않았나 하는 느낌도 없지 않다.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직전인 내년 초까지 이런 기조는 계속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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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위안화가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평가절하되고 있다. 내년 초에는 1 달러 당 7.3 위안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제공=신화(新華)통신.
중국 재정 문제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16일 전언에 따르면 이날 현재 달러 대비 위안화의 환율 중간 가격은 6.84 위안 전후에서 계속 움직이고 있다. 이는 트럼프가 당선된 지난 8일과 비교할 때 약 1% 가까이 평가절하된 것으로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낮다. 한때 6 위안을 돌파, 5위안 대를 위협한 것에 비하면 거의 10% 이상 하락한 수준에 해당한다. 트럼프가 대선 유세 기간 중 환율조작 국가로 지정하겠다면서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에 은근히 위협을 가한 사실을 상기하면 정말 이상하다. 중국이 크게 이익이 되지 않을 미국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인위적으로 절상할 가능성이 높았을 뿐 아니라 시장 역시 알아서 움직일 수도 있었으나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현재 분위기로 보면 내년 초에 7.3 위안까지 폭락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유는 역시 트럼프와 시 총서기 겸 주석으로 대표되는 중미 양국의 환율을 둘러싼 기싸움이 대표적으로 꼽혀야 할 것 같다. 현재 당선인 신분인 트럼프는 내년 1월 20일 취임 이후 자신의 말대로 중국에 위안화의 평가절상 압력을 본격적으로 가할 것이 확실하다. 이 경우 중국은 미국의 압력에 버티는 척하다 슬그머니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지금 위안화를 한껏 평가절하하는 것이 낫다. 트럼피 진영에서도 이에 대해서는 당장 시비를 걸기 어렵게 된다. 중국으로서는 속이 드러나보이기는 하나 절묘한 대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트럼프에게 생색도 내면서 자신들이 희망하는 수준에서 환율의 안정화를 기할 수도 있다.
이외에 수출 경쟁력 강화에 대한 중국 경제 당국의 열망, 지나치게 많은 통화량 등도 위안화의 지속적 평가절하 원인으로 부족함이 없다. 이에 대해 베이징대학 장웨이잉(張維迎) 교수는 “현재 중국 경제의 침체는 수출 감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당연히 평가절하의 유혹을 받을 수 있다.”면서 위안화가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는 것은 크게 이상할 것이 없다고 진단했다. 환율이 더 떨어질 것이며 위안화 가치의 반등은 내년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주장이라 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