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0일(현지시간) 페루 수도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의 회동을 이끌어내 관계 정상화의 가능성을 내비쳤던 중국과 일본이 다시 삐걱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양국이 내년에도 극적으로 화해 무드의 분위기에 올라타기는 지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과 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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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회의 무대 석상에서 종종 조우하는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그러나 웃는 경우가 거의 없다. 양국의 관계 현주소를 잘 말해준다./제공=신화(新華)통신.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8일 전언에 따르면 이런 관측은 전날 외교부의 정례 내외신 기자회견 석상에서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이 아베 총리의 장쑤(江蘇)성 난징(南京)대학살 기념관 방문을 요구한 것에서 우선 잘 엿보인다. 이는 아베 총리가 일본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공습으로 수많은 전쟁 희생자를 낸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을 방문하기로 한 것에 대한 중국의 공식 반응. 1937년 중일전쟁 당시 일본 제국주의가 자행한 중국인 30만 명에 대한 대학살은 인정하지 않으면서 진주만만 방문하는 것을 꼬집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엄청난 죄악에 대해서는 반성하지 않으면서 미국과 관련 있는 역사적 사건은 기념할 수 있느냐는 불만 제기인 셈이다.
사실 난징대학살 문제는 간단하다. 사건은 누가 보더라도 역사적 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 문헌이나 증인들도 많다. 지난해 10월에는 중국이 관련 자료를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유네스코 분담금 지급을 보류하고 있을 뿐 아니라 문화유산 등재 방식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분위기로 봐서는 양국 모두 물러서기 어려울 것 같다. 관계 정상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오는 20일을 전후해서 일본 도쿄에서 열릴 예정으로 있던 한중일 정상회의가 무선된 것도 양국 관계 정상화의 가능성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주지 않나 싶다. 일본은 개최를 강력 희망했으나 중국이 끝내 회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해도 단언해도 크게 과언은 아닐 것 같다. 이뿐만이 아니다. 역사 인식 문제와 동중국해의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 분쟁 문제 등이 아직 해결되지 않는 있는 형국 역시 양국 관계 정상화의 걸림돌이라고 봐도 좋다. 중일의 갈등은 동북아 국제정세에서는 역시 영원한 테마라고 해도 크게 무리하지는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