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올해 정치 인생 최고의 순간을 경험했다. 재수 끝에 1월에 대만 최초의 여성 총통으로 당선됐으니 이렇게 단언해도 괜찮다. 지금도 희희낙락해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그녀는 의기소침해 있다. 심지어 탄핵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차이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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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악재로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제공=대만 롄허바오(聯合報).
홍콩을 비롯한 중화권 언론의 최근 보도를 종합해 분석해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우선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부르짖는 중국에 밀려 직면하게 된 대만의 글로벌 위상이 처참하기 이를 데 없다. 아프리카 서쪽 기니만에 위치한 섬나라인 상투메 프린시페와 단교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바티칸과의 단교도 임박해 있다. 이 경우 대만은 겨우 20개 국가와만 외교 관계를 가지는 초라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 중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올 경우 국제사회에서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실제로 중국은 “앞으로 대만과 수교를 유지하는 국가를 제로로 만들 수 있다. 대만은 그 이전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대만을 압박하고 있다. 그녀로서는 연일 불면의 밤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해야 한다.
그렇다고 경제 상황이 좋은 것도 아니다. 올해 고작 1% 성장한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하는 형국이다. 청년들이 대만을 ‘구이다오(鬼島)’, 즉 귀신의 섬이라고 부르는 것만 봐도 더 이상의 설명은 사족이라고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탄핵이 돼야 한다는 주장도 비등하고 있다. 2년 내에 탄핵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전망 역시 나오고 있다.
문제는 그녀에게 활로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경제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마이너스 성장까지 예상되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의 압박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군사적 수단을 쓰지 않는 것만 해도 고마워해야 할 상황이 아닌가 보인다.
하지만 내년에는 이마저도 장담하기 어렵다. 중국 뿐 아니라 대만에서도 “중국인은 중국인을 때리지 않는다.”는 말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지금의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일부에서는 구체적인 대만 침공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최소한 중국에 가까운 진먼다오(金門島)와 마쭈다오(馬祖島)는 중국의 군사 행동에 의해 점령이 될 것이라는 소문 역시 무성하다. 곧 총통 임기 2년차를 맞이할 차이 총통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