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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영원한 적과 친구 없는 국제사회에서는 영리한 토끼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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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기자

승인 : 2017. 02. 0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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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도 너무 다른 한국인과 중국인의 기질
한국인과 중국인은 달라도 너무 많이 다르다. 특히 평균적인 기질 면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한다. 한국인은 욱! 하는 기질이 특징이라면 중국인은 그 반대라고 해도 좋다. 하늘이 무너져도 절대 흥분하지 않는다. 이 기질이 극단적으로 부딪치면 종종 흥분하는 쪽이 이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길게 보면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교토삼굴
영리한 토끼는 위기 상황에 대비해 늘 굴을 세개나 판다. 여우에게도 그래서 잘 잡히지 않는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런 외교 전략의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이런 기질은 양국의 외교 전략에서도 잘 나타난다. 직선적인 스타일인 한국의 경우는 예스와 노가 분명하다. 반면 중국은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다. 외교 전략 중 하나가 구동존이(求同存異·같음을 추구하되 의견이 다른 것은 남겨둠)라는 사실을 보면 진짜 그렇다고 해도 좋다. 한마디로 중국은 한국과는 달리 국가적으로 무슨 일을 추진할 때 늘 플랜 B를 생각한다. 심지어 플랜 C를 마련하는 극단적인 경우도 없지 않다.

요즘 런민르바오(人民日報)를 비롯한 중국 언론의 한반도 관련 기사를 보면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한 기사가 아닌가 보인다. 일단 요지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드의 X밴드 레이더가 자국의 군사 기밀을 샅샅이 훑어보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일리가 전혀 없지는 않다.

당연히 한국도 사드를 배치해야 할 이유가 있다. 전광석화처럼 결정도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너무 한국인다운 기질을 잘 드러냈다는 사실은 문제가 아닌가 보인다. 좌고우면하지 않은 것은 나쁘다고 하기 어려우나 플랜 B나 플랜 C가 없었다는 것은 아무래도 아쉬운 부분이다. 포커로 따지자면 완전히 상대에게 패를 다 보여줬다고 해도 좋으니 말이다. 최근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가하는 중국 당국의 각종 제재에 한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전광석화 같은 행동이나 배수의 진을 치는 정신이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이게 문제에 봉착하면 외통수에 몰리게 된다. 지금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한 국면은 정말 그렇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영리한 토끼는 위기에 대응해 늘 굴을 세개 판다는 이른바 교토삼굴(狡兎三窟)의 지혜가 두고두고 아쉬운 상황이 아닌가 보인다.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는 것이 국제사회라는 불후의 진리를 상기하면 정말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홍순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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