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약간의 번거로움만 없다면 세상에 제일 좋은 직업이 기자라는 말이 있다. 한국만 하더라도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시행되기 전인 지난해 9월 28일 이전까지만 해도 그랬지 않았나 싶다. 한국적 미덕에서는 취재원들로부터 이런저런 대접을 받는 것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었으니 말이다. 영업 비밀(?)을 털어놓는 것 같아 쑥스럽기는 하나 이 말은 달리 말하면 쓰는 번거로움이 운명이라는 말도 된다.
스모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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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스모그는 이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발생 원인은 늘 크게 다르지 않다. 상식적으로 스모그가 없어야 할 베이징 근교 테마파크인 구베이수이전(古北水鎭)의 스마타이(司馬臺) 장성이 춘제 기간에 뿌연 풍광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시정거리가 1Km에 불과하다./베이징=홍순도 특파원.
하기야 그럴 수밖에 없다. 구슬이 서말이라는 말이 있듯 기자가 아무리 취재를 잘하고 뛰어난 분석 능력이 뛰어나도 독자들에게 글로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이다. 쓰는 게 운명인 이런 기자도 정말 죽을 맛인 기사가 없지 않다. 너무나도 뻔한 내용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팩트가 매일 쏟아지는 경우의 기사가 바로 그렇다. 중국의 경우에는 악명 높은 스모그 관련 기사가 대표적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스모그의 농도, 발생 범위와 원인 등이 늘 크게 다르지 않는 만큼 매일 색다르게 쓰는 것이 정말 고역인 것이다. 중국 언론계에서 각 사의 환경 담당 기자가 3D 직업이라는 말이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한국 언론사의 베이징 특파원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에 영향을 즉각 미치는 스모그가 며칠이 멀다 하고 발생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서든 이전과 다소 다른 기사를 써야 하니 고역일 수밖에 없다. 춘제(春節·구정)를 전후한 시기에는 더욱 그랬다. 전통의 폭죽놀이로 인해 하루, 이틀 간격으로 대륙 전역에서 스모그가 창궐하는 상황에서 기사를 새롭게 쓴다는 것은 정말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춘제가 끝나고 본격적인 일상이 돌아온 3일 이후에도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의 광범위한 지역에서는 악성 스모그가 발생했다. 발생 원인은 아마도 폭죽놀이의 여진과 관계가 밀접하지 않나 보인다. 베이징의 경우 PM2.5(초미세먼지)의 농도가 4일 오전 현재 350㎍/㎥ 전후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한국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도 분석되고 있다. 그럼에도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새로운 팩트는 폭죽놀이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부언이기는 하겠으되 쓰는 것이 직업인 기자도 정말 괴로울 수밖에 없다. 하루빨리 중국이 스모그 대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기자들도 고역에 마침표를 찍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