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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패를 다 보여줘 막다른 골목 자초한 한국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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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기자

승인 : 2017. 02. 2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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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들도 패는 다 안 보여줘, 사드 패는 더 그랬어야 패,
프로 타짜들은 자신들이 뻔히 이길 도박에서도 최선을 다한다. 상대가 아무리 하수라고 해도 밀고 당기기를 하는 것은 기본이다. 패를 함부로 보여주지도 않는다. 마치 다 죽어가는 사냥감을 놓고 최선을 다하는 사자처럼.

국가의 이익이 좌우되는 국가간의 협상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밀당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패를 보여주지 않는 것은 상식이라고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어렵다. 상대가 강력한 국가일 경우는 더욱 그래야 한다.

파부침주
파부침주의 결연한 모습을 보여주는 중국의 판화. 하지만 이런 극단적 선택은 때로는 퇴로를 스스로 차단하게 만드는 약점이 있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하지만 사드 배치와 관련한 한중 간의 갈등을 보면 한국은 그렇게 하지 않은 것 같다. 협상다운 협상도 하지 않기도 했으나 패까지 다 보여줬다. 파부침주(破釜沈舟·솥을 깨고 배를 가라앉히는 군사전략)라는 고사가 생각날 정도로 물러설 수 없다는 불퇴전의 의지 역시 보여줬다. 결국 사드 배치는 결정이 났다. 한국이 이겼다고 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관영 언론의 28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의 반발로 인한 후폭풍은 엄청나다. 준단교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솔직히 감당이 안 될 정도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정부 차원의 대책도 없어 보인다. 무참하게 당하는 것이 점점 더 현실이 될 것 같다. 중국과의 싸움에서 이겼다고 하기에는 향후 입을 상처가 너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혹자는 우리의 자위권 문제를 중국과 협상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할 수도 있다.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하지만 자신들을 당사자라고 주장을 하면 일단 귀를 기울여주는 것도 예의가 아닌가 싶다. 더구나 사드 레이더 X 밴드의 탐지 능력에 대한 중국의 주장은 완전 어거지라고 하기도 어렵다.

중국은 한국의 세계 최대의 무역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 수출의 30% 가까이를 중국에 하고 있다. 그렇다면 향후의 보복과 관련한 협상도 해야 한다. 하지만 역시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런 카드가 없는 것 같은 게 현재 상황이다. 스스로 퇴로를 차단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패를 다 보여주면서 스스로 막다른 골목을 자처한 한국 외교의 민낯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홍순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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