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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칼럼] 중국 사드 몽니는 필연, 대비 못한 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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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기자

승인 : 2017. 03. 1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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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 기질도 손해 보면 눈 녹듯 사라져
몽니라는 단어로 대변되는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한국이 그야말로 괴롭기 이를 데 없다. 경제가 휘청거릴 정도라면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하지 않다. 대국이 치졸하게 이럴 수 있느냐 하는 볼멘 소리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틀린 말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인들의 평균적 기질을 잘 안다면 이런 불만은 나올 수가 없다. 중국인들은 외견적으로 보면 진짜 대국 기질이 없지 않다. 하지만 깊이 들어가면 얘기는 달라진다. 대국 운운이라는 말이 과대포장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우선 중국인들은 질투심이 장난이 아니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픈 정도가 아니다. 더 나아가면 졸도할 수도 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벌어진 해프닝을 대표적 사례로 꼽아야 할 것 같다. 당시 중국은 한국과 일본의 자동 출전으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선에 진출했으나 엉망의 성적을 거뒀다. 반면 주최국 한국은 4강의 위업을 이룩했다. 일반인의 관점으로 보면 이 정도 되면 중국은 같은 동북아 국가로서 한국이 거둔 성적을 축하해야 했다.

그러나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난리가 났다고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한국이 치사하게 홈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한 꼼수를 부려 월드컵 축제를 망쳤다는 것이 당시 중국 내의 반응이었던 것이다. 심지어 일부 언론과 반한 인사들은 혐한 분위기까지 띄웠다. 장쩌민(江澤民)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자제를 당부했을 정도면 분위기가 어땠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자신들이 훙옌빙(紅眼病·눈이 벌겋게 돼 질투를 폭발시키는 병)으로 부르는 기질을 여지없이 과시했다고 봐도 좋을 듯하다.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는 기질 역시 거론해야 한다. 중국인들은 종종 외신의 보도를 통해 알 수 있듯 남의 어려움은 외면하는 것이 보통이다. 주변의 누가 각종 사고로 죽어가는 순간에도 도움의 손길을 잘 내밀지 않는다. 반면 자신의 이익에 대해서는 정말 철저하다. 만약 이 이익이 침해를 당한다면 진짜 너 나 할 것 없이 칼을 들고 나온다고 해도 좋다. 선과 악, 의와 불의를 떠나 너 죽고 나 살자는 얘기가 된다.

군자복수
중국의 보복 문화를 웅변해주는 만평. ‘사드 보복’은 중국인의 이런 국민성에 기인한다고 봐도 좋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복수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질은 아예 경악스럽다고 해도 좋다. 어제 피 터지게 싸우다가도 내일 “헤헤!” 하면서 화해하는 한국인들과는 차원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항간의 유행어 중에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라는 말이 있는 것은 다 까닭이 있지 않나 싶다. 지금은 이 말조차 변해서 기한이 30년으로 늘어났다는 우스개소리도 있다. 중국 언론에 종종 선대의 복수를 후대에서 했다는 기사들이 나오는 것은 이로 보면 하나 이상할 것도 없다. ‘사드 보복’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얘기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는 분명 한국의 자위적 조치에 해당한다. 중국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요즘 보여주고 있는 반응은 정말 지나치다고 해야 한다. 아마 중국에 대해 잘 모르는 한국인들은 더욱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는 다르다. 충분히 대비를 하고 대처 방안을 마련했어야 했다. 민간이나 정부 쪽에 중국 문제 전문가들이 얼마든지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못할 까닭이 없다. 하지만 현실은 정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한심하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이 반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에만 매몰된 채 현재의 몽니를 자초했다고 단언해도 좋다. 만약 정말 이럴 줄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았는데도 수수방관했다면 국민은 나 몰라라 하는 무책임한 정부라는 비난을 받아도 싸지 않나 싶다.
홍순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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