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국 권부에서도 황태자가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아니 많았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지난 세기 말 이후에는 리커창(李克强·62)을 꼽아야 할 것 같다. 젊은 시절부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것이 인정을 받아 일찌감치 후진타오(胡錦濤) 전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후계자로 낙점을 받은 바 있었다. 비공식적인 당정 권부의 황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후 그는 2007년 11월에 열린 제 17차 전국대표대회 직전까지만 해도 무난히 대권을 거머쥘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놀랍게도 결과는 엉뚱했다. 지금의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막판 뒤집기로 그에게 극적인 승리를 거둔 것이다. 그로서는 충격이 컸을 터였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2인자 자리에 충실했다. 고유 권한인 경제 정책 운용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리커노믹스라는 말도 이로 인해 탄생했다. 별 결정적인 이변이 없는 한 다른 대부분의 전임 총리들처럼 향후 5년 동안 더 자리를 지킬 것으로도 예상됐다.
그런데 묘하게 최근의 분위기는 이런 예상이 불발될 수도 있다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가 총리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진짜 그렇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딱 한 가지라고 볼 수 있다. 그의 리커노믹스가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외신들은 최근 확실히 이런 쪽으로 보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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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그 역시 총리 역할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하면 예상은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다. 그가 올해 가을에 열리는 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내정될 것이라는 전망은 이런 분석에 더욱 무게감을 실어주기도 한다. 한때 황태자 소리까지 듣던 주인공의 퇴장이 쓸쓸하기만 할 것 같은 것은 그가 총리 단임 임기만 마치고 물러나기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