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이자 인도의 최대 관광지인 순백의 타지마할의 사람들의 ‘손때’로 노랗게 변하고 있다/=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인도의 세계문화유산 타지마할이 ‘손때’로 고통받고 있다.
8일(현지시간), 인도 북부 우타르 프라데시((Uttar Pradesh)주 아그라(Agra)에 위치한 타지마할에는 38도가 넘는 더위에도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사람들은 저마다 포즈를 취하며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눈부신 순백을 자랑하던 웅장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4개의 미나르(탑)중 하나의 탑과 본 무덤이 유지공사를 하기위한 펜스로 둘러싸여 흉물처럼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타지마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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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타자마할은 환경오염으로 인한 ‘녹색 타지마할’과 ‘회색 타지마할’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다. 4개의 미나르(탑) 중 하나는 현재 ‘머드팩’ 공법으로 복원 중이다/=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이러한 모습에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자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한 관광객은 “탑과 본관의 모습이 예쁘게 나오지 않아 속상하다”며 아쉬워했다.
타지마할에 다가갈수록 상태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었다. 본관과 탑에는 ‘머드팩’ 공법으로 외벽을 청소해 원래의 하얀색으로 돌아가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타지마할 손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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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가 타지마할의 외벽을 만지며 관광객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머드팩 공법은 2㎜ 두께의 진흙을 외벽에 발라 말린 다음 부드러운 나일론 붓으로 이를 벗겨 내고 증류수로 오염물질을 씻어내는 방식이다.
무덤의 입구 쪽의 외벽에는 관람객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펜스가 쳐져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펜스는 관광객들을 외벽으로부터 분리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타지마할 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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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고고학 조사기관(Archaeological Survey of India)은 타지마할의 외벽을 보호하기 위해 최근 안전 펜스를 설치중이다. 철제 안전 펜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관광객의 모습/=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지난 6일 힌두스탄 타임스(HT), 타임스 오브 인디아(TOI)등 현지 언론 등은 타지마할의 복원이 느린 이유 중 하나로 관광객들의 ‘손때’를 뽑았다.
이에 인도 고고학조사기관(Archaeological Survey of India)은 타지마할 외벽과 관광객 사이 1m거리의 펜스를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ASI관계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하루 수만 명의 관광객들이 타지마할을 방문한다. 그들이 한 번씩만 외벽을 만져도 수만 번을 만진 것과 같고 일 년이면 수백만 번을 만지는 것과 같다”며 “이대로 방치를 한다면 타지마할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기 때문에 펜스를 설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손때’를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였다. 가이드들은 펜스로 보호받고 있는 외벽을 무시하고 직접 만지며 관광객들을 부추기고 있었고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벽을 만지고 있었다.
타지마할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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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의 지속적인 손길로 기둥 대부분은 ‘손때’에 물들었다/=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내부로 들어가니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대부분의 기둥은 사람들의 손때로 노랗게 변색된 상태였다. 관리인들이 만지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밀려드는 관광객들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타지마할을 위협하는 요소는 사람의 손때만이 아니다. 인근 야무나(Yamuna)강의 심각한 오염으로 벌레들이 급증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벌레의 배설물이 하얀 타지마할을 녹색으로 물들여 ‘녹색 타지마할’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으며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하얀 대리석표면이 회색으로 변해 ‘회색 타지마할’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타지마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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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으로 인해 복원 공사 중인 타지마할의 외벽. /=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타지마할의 안전펜스 설치를 두고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한 네티즌은 “인도를 상징하는 건축물이 인도인들의 손에 파괴되어간다”며 “사람들이 문화재 훼손을 멈춰야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ASI와 인도정부가 보수공사를 늦게 하는 것을 두고 관광객들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은 옳지 못한 행위”라며 비난했다.
한편 인도정부와 타지마할 관광청 측은 타지마할의 외벽이 훼손된 것은 관광객들의 잘못된 호기심 때문이라 주장하며 펜스설치를 서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