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는 지난 시즌 때까지만 해도 한국 감독들의 낙원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무려 5명이나 활약했다. 홍명보를 비롯해 이장수, 최용수, 장외룡, 박태하 감독 등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랑 두 명만 남게 됐다. 충칭(重慶) 당다이리판(當代力帆) 장외룡, 옌볜(延邊) 푸더(富德) 박태하 감독이 이들이다. 나머지는 모두 성적 부진으로 올해 경질됐다. 장쑤(江蘇) 쑤닝(蘇寧) 최용수 감독의 경우는 2일 스스로 사퇴하는 선택을 했다.
한국 감독
0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에서 활약한 한국인 감독들. 지금은 달랑 2명이 남았으나 신분이 위태위태하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중국 축구계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3일 전언에 따르면 이처럼 슈퍼리그가 한국인 감독의 무덤이 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이들이 구사하는 전술들이 너무 많이 읽히고 있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한마디로 이제 더 이상 한국 감독들이 경쟁력이 없다는 얘기가 된다고 할 수 있다. 구단들이 가만히 있다면 이상할 일이라고 해야 한다. 여기에 구단의 지나친 간섭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올해 2부인 갑(甲)리그로 떨어진 항저우(杭州) 뤼청(綠城)의 홍명보 전 감독이 당한 간섭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출전 선수를 선발하는 권한을 거의 행사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머지 감독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당연히 반발하면 해임이라는 운명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슈퍼리그 구단들이 너무 성적에만 연연해 감독 해임을 마치 밥 먹듯 한다는 사실도 거론해야 할 것 같다. 창춘(長春) 야타이(雅泰)의 이장수 감독이 지금까지 무려 다섯 번이나 계약 기간을 남겨두고 해임된 것은 이런 현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이장수 감독이 화가 난 나머지 다시는 중국 프로축구와 관계를 가지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은 다 까닭이 있지 않나 보인다.
이런 상황이니 나머지 둘의 안전 역시 보장하기 어렵다고 해야 한다. 장외룡 감독의 경우 5연패를 할 경우 물러난다는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져 언제든지 잘려도 할 말이 없다. 최근 4연패로 벼랑 끝에 몰리기도 했으나 2일 베이징 궈안(國安)과의 경기에서 천신만고 끝에 1대0으로 이겨 다시 목숨이 연장됐다. 박태하 감독은 그나마 조금 낫다. 구단과 신뢰로 다진 관계가 굳건하기 때문에 이렇게 단언해도 괜찮다. 하지만 성적이 계속 부진하면 달라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3일 홈에서 열리는 리그 최강팀 광저우(廣州) 헝다(恒大)와의 12라운드 경기가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패배한다면 본인 스스로 거취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사실상 슈퍼리그에서 한국인 감독은 전멸 수준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슈퍼리그가 한국인 감독의 무덤이되고 있다는 말은 그다지 과하지 않다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