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차세대 당정 최고 지도자로 유력하게 거론돼온 쑨정차이(孫政才·54) 충칭(重慶)시 서기의 위상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휘하의 허팅(何挺·55) 부시장 겸 공안국장이 최근 비리에 연루, 해임됨에 따라 직계 상관인 그의 입장이 단순하게 애매해진 정도에서 더 나아가 몹시 곤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서 따라서는 책임 추궁을 당하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계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18일 전언에 따르면 허 부시장 겸 공안국장은 올해 봄부터 신변에 이상이 있다는 소문에 휩싸여 온 바 있었다. 중대한 기율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는 얘기가 외부에 퍼지기도 했다. 결국 16일 전격 해임돼 사정 당국의 조사를 받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쑨정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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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정차이 충칭시 서기. 측근의 낙마로 곤란한 입장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제공=바이두.
문제는 그가 쑨 서기와 같은 산둥(山東)성 출신의 친구로 측근 중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뭔가 냄새가 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고 해도 크게 무리는 없는 것이다. 더구나 쑨 서기가 적극적으로 그의 비리에 개입을 했다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이른바 관시(關系)가 중요한 중국 당정의 관례를 감안할 경우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분석이 아닌가 보인다.
비슷한 케이스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허 부시장 겸 공안국장의 전임자인 왕리쥔(王立軍·58)과 보시라이(薄熙來·68) 전 충칭시 서기의 관계를 상기해보면 잘 알 수 있다. 둘은 2011년 전후한 시기에 각각 공안국장과 서기의 자리에 있으면서 찰떡 궁합을 과시한 바 있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비리 자행을 비롯한 나쁜 쪽으로 이뤄졌다는 것이 문제였다. 결국 둘은 사정의 칼을 맞고 각각 낙마, 현재 15년 형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에 있다.
만약 허팅 부시장 겸 공안국장과 쑨 서기의 관계도 비슷한 케이스에 해당한다면 향후 전개될 상황은 예사롭지 않다고 단언해도 좋다. 쑨 서기는 차세대 주자는 고사하고 자리 보존조차 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농후해진다. 최악의 경우 보시라이 전 서기와 같은 운명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차세대 지도자 그룹의 경쟁 구도는 대대적인 재편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