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는 외견적으로는 잘 나간다. 경제 규모로만 볼 때 2034년에 미국을 제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그러나 이 잘 나가는 경제를 뿌리채 흔들 아킬레스건도 적지 않다. 부동산 거품, 엄청난 규모의 부채, 빈부 격차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역시 가장 대표적인 것은 경제 전반에 만연한 불신이라고 해야 한다. 서로 속고 속이는 과정에서 경제의 쾌속 항진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것에서 더 나아가 골병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화넝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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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분식회계를 일삼으면서 중앙 정부를 속인 것으로 알려진 화넝그룹의 임직원들. 해외 투자 손실 103억 위안을 숨겼다 적발됐다./제공=화넝그룹 홈페이지.
불신이 중국 경제의 최대 아킬러스건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분명하게 증명됐다. 대형 국유기업과 지방 정부가 지난 수년 동안 분식회계와 부채 등을 숨기면서 중앙 정부를 의도적으로 속인 것이 확인된 것. 중국의 유력 경제지인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심계서(감사원에 해당)의 최근 연례 감사보고서를 인용, 26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우선 국유기업의 분식회계가 예사롭지 않다. 감사 대상 20곳 중 무려 18개의 국유기업이 최근 수년 동안 허위 사업과 장부 조작을 통해 2000억 위안(元·34조 원) 이상 매출을 과대 계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익 역시 마찬가지였다. 200 억 위안 이상 과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대형 에너지 기업인 화넝(華能)그룹은 해외 투자 실패로 입은 손실 103억 위안을 숨기는 꼼수를 부렸다 적발되기도 했다.
중국의 46개 성시(省市) 및 현(縣) 정부가 지난 3년 사이에 87%나 증가한 부채의 존재를 숨긴 사실도 심각하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중국 지방 정부의 통계는 대략 11조 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만약 전체 평균이 90%가까이 늘어났다고 볼 경우 이 부채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대략 21조 위안에 이른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숨겨진 부채가 더 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사실에 있다. 이에 대해 지린(吉林)성 재정청 청장을 지낸 인광더(尹光德) 씨는 “지방 정부의 부채는 제대로 보고되지 않으면 솔직히 중앙 정부가 완벽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현재의 분위기만 보면 21조 위안은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면서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고 우려했다.
경제는 신뢰가 생명이라고 해야 한다. 만약 중국 경제 전반에 이 신뢰가 무너지면서 불신이 더욱 만연하게 되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중국 전체 경제가 흔들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국제적인 신뢰도 잃게 된다. 자연스럽게 신용등급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무디스가 최근 중국의 등급을 두 단계 떨어뜨린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중국 당국이 경제 전반에 번진 불신을 가볍게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분명해지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