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서스펜션과 무거운 브레이크는 호불호 갈릴 듯
오프로드·야외활동 많은 소비자 욕구 만족하기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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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SUV 전성시대라고 할 만큼 SUV 인기가 높아지면서 멀리하던 가솔린 모델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어났고, 대형 SUV 가솔린 모델을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점차 많아지는 추세다.
현재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대형 SUV를 내놓은 곳은 현대자동차와 한국지엠이다. 지난해 사전계약부터 현대차조차 예상못한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 팰리세이드와 다음달 중순 고객인도가 시작될 쉐보레 트래버스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이달 중순 고객인도를 시작하는 쉐보레 트래버스는 V6 가솔린 엔진을 품었음에도 아메리칸 정통 SUV라는 매력을 앞세워 오프로드와 캠핑을 즐기는 SUV ‘덕후’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한국지엠이 미국 제네럴모터스(GM)에 요청한 초도물량 2000대는 이미 완판 됐을 정도니 말이다. 이 때문에 한국지엠도 트래버스가 침체된 내부 분위기를 바꿔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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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차량은 국내에 출시되는 △LT Leather △LT Leather Premium △Premier 등 3가지 트림 중 Premier 모델이었다. 트래버스는 이 3가지 트림이외에도 스페셜에디션인 RS·레드라인도 출시했다. 쉐보레 트래버스는 경쟁사의 어떤 모델보다도 큰 몸집으로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대형 라디에이터그릴은 천조국에서 넘어온 것을 증명하듯 강한 인상을 풍긴다. 현대 팰리세이드와 기아 모하비의 첫 인상과는 분명히 다른 강함이다. 미국 감성을 잘 녹여낸 기아 텔루라이드와 비슷한 느낌이랄까(그릴 형태와 크기가 아닌 전적으로 느낌을 설명한 것이다). 미국에서 만났던 텔루라이드도 대형 타이거노즈 그릴이 사진으로 봤던 것과 다른 균형감과 강인함을 전달해 줬었다.
쉐보레 특유의 라디에이터그릴에 큼지막한 보타이 로고는 어떤 길에서도 지치지 않고 달리는 버팔로를 연상시킨다. 강인한 얼굴만큼 풍채도 경쟁차량을 압도하기 충분하다. 과도한 굴곡 없이 매끈한 몸매는 차체의 중량감을 고스란히 전달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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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버스는 최근 가장 핫한 대형 SUV로 꼽히는 팰리세이드 보다 전장은 220㎜, 전폭은 25㎜ 더 길다. 수치적인 차이보다 실제 몸으로 느끼는 체급 차이는 생각보다 더 크다. 트래버스는 차체 길이와 폭이 넒은 반면 차량 높이는 낮아 주행에서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실제 팰리세이드와 비교하면 35㎜ 높은 수준이지만 캐딜락 에스컬레이드(1900㎜)에 비해서는 한참 낮다.
특히 3000㎜에 달하는 휠베이스는 동급차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길이다. 그만큼 동급 대비 주행안전성과 승차감에서 강점이 있고, 실내공간 활용도 또한 높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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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고 있던 트래버스를 깨우면 귀를 의심할 만큼 조용함이 이어진다. 시동버튼을 누른 후에도 차량 내부로 들어오는 엔진음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고성능 3.6리터 6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을 거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정숙함이다.
저속 주행에서도 엔진음에 대한 부담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변속시 발생하는 충격은 거의 없는 점도 편안한 운전을 도와준다. 변속은 1500~2000rpm 수준에서 이뤄진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생각만큼 변속 반응은 빠르지 않은 편이다.
트래버스는 일반적인 SUV에 비해 엔진회전수가 높은 편이다. 급가속시 rpm은 7000수준까지 급격히 올라간다. 차량크기와 무게를 고려하면 어찌 보면 당연한 세팅이다. 속도를 조금 더 높여 3000이상 rpm에 도달하면 까랑까랑한 엔진음이 운전석으로 전달되지만 이 또한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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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트래버스는 출시 당시 강력한 파워와 도로상황에 따른 차별화된 주행 성능을 강조해 왔다. 트래버스에 기본 적용된 사륜구동 시스템은 스위처블 AWD(Switchable AWD) 기술로 주행 중 필요에 따라 전륜구동(FWD) 모드 및 사륜구동(AWD) 모드를 상시 전환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FWD 모드 시에 프로펠러 샤프트의 회전을 차단해 불필요한 동력 손실을 줄여 사륜구동방식을 적용했음에도 높은 연료 효율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도심주행보다는 야외 활동에 더 적합한 차량이라 하겠다.
트랙션 모드 셀렉트 다이얼은 △FWD 모드 △AWD 모드 △통합 오프로드 △토우홀(견인/운반) 모드 4가지로 구분돼 있다. 특히 토우홀 모드에서는 트래버스의 견인능력이 극대화 된다는 것이 한국지엠의 설명이다. 트레일러의 급격한 흔들림에 따른 위험 감지 시 트레일러의 제동장치와 차량의 엔진 출력을 제어해 차량의 안정적인 운행을 돕는 스웨이 컨트롤 시스템이 트레일링 성능을 한층 높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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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차든 운전자의 특성에 따라 좋고 나쁨은 있기 마련이다. 트래버스 또한 호불호가 갈릴만한 요소들을 품고 있다. 우선 부드럽게 세팅된 서스펜션이다. 트래버스는 대형 SUV임에도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한다. 승용차와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그에 못지않은 승차감은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안락함을 제공하기 충분하다.
하지만 이 때문에 주행 시 느껴지는 차체의 피칭과 롤링을 확실히 잡아주지는 못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울렁거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주행에서는 이런 현상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으리라. 개인적으로 하드한 서스펜션 세팅을 좋아하는 탓일 수도 있지만 3열에 앉는 동승자는 멀미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할 가능성을 배제하긴 힘들어 보인다. 물론 3열 시트가 있는 차량의 경우 1·2열에 비해 차량진동이 더 크게 전달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인 만큼 구매자가 감수할 부분이긴 하다. 한편에서는 이런 부드러운 세팅이 좋은 승차감을 제공한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주차 시와 저속주행에서 묵직했던 스티어링휠이 고속주행에서 다소 가볍워지는 듯 한 느낌도 부드러운 서스펜션으로 인한 것이리라.
브레이크 패달이 다소 무거운 것은 불호가 더 많을 듯 하다. 트래버스는 정지 시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힘이 생각보다 크게 느껴지는 차량이다. 차량 무게 탓이라고 하기에는 운전자가 브레이크에 모든 신경을 집중해야한다. 2.1톤에 달하는 무게가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고 이해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그 만큼 무겁다는 얘기다.
2.3톤에 달하는 모하비 더마스터와 비교해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이는 운전자만 느끼는 부분으로, 제동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여성운전자라면 다소 버거워 할 만한 반발력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이번 시승에서 불만스러웠던 부분은 킥다운 시 나타나는 가속 한계다. 고속도로에서 100㎞/h 수준의 속도를 유지하다 차량 추월을 위해 킥다운을 시도해 봤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밀어 붙이자 강한 엔진음이 실내로 전달되면서 rpm 게이지가 순간적으로 4000~5000rpm을 쉽게 넘어섰다. 반면 속도계는 120㎞/h에서 발목을 잡힌 듯 움직이지 않는다. 순차적으로 가속을 해 속도를 높일 때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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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엔진을 단 스포츠세단이나 고성능 쿠페형 SUV가 아니라는 점에서 급가속 성능까지 완벽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트래버스에게 무리일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좁은 골목길 주행이나 좁은 주차장 공간이 대부분인 국내에서의 주차편의성은 트래버스 운전자가 가장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아무리 정확한 주차를 해도 주차선을 물고 들어가는 타이어와 극심하게 좁은 옆차와의 간격은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그나마 주차보조를 위한 서라운드뷰 등의 편의장치가 있는 것은 운전자의 긴장을 다소 풀어준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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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버스의 가장 큰 장점은 큰 차제만큼 넉넉한 실내공간이다. 트래버스는 2열 독립식 캡틴 시트가 장착된 7인승 모델로, 특히 3열 시트는 동급에서 가장 넓은 850㎢의 3열 레그룸을 확보했다. 3열 옆에 나있는 큼지막한 유리창은 3열 탑승자의 시각적 답답함을 줄여준다. 성인이 오랜 시간 3열에 앉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초등학생이나 체구가 작은 성인은 나름 편안함을 느낄 만 하다.
풀 플랫 플로어(Full-flat floor) 설계가 적용돼 2·3열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야외 활동이나 대형 화물 운반에 적합하다. 트렁크 적재량은 동급 최고 수준으로 651ℓ다. 3열 시트를 접으면 1636ℓ, 2열까지 모두 접으면 최대 2780ℓ의 화물을 적재할 수 있다. 트렁크 바닥에는 90.6ℓ의 대용량 언더 스토리지가 적용된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실내엔 다양한 첨단 편의장비가 적용됐다. 스마트 원격 시동 시스템과 연동되는 오토 캐빈 클라이밋 최적 제어 시스템은 운전자가 설정한 실내 온도와 외부 온도의 컨디션에 따라 열선 시트·열선 스티어링·통풍 시트·트라이존 오토 에어컨이 등을 자동으로 작동시켜 탑승하자마자 운전자에게 쾌적한 운전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하차 시 뒷좌석에 탑승객이 남아있을 경우 이를 재확인하도록 알려주는 뒷좌석 승객 리마인더 기능은 어린 자녀를 둔 운전자에게는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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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버스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대형 SUV다. 차량 공간활용의 니즈가 커지고 안전이라는 가치에 관심을 높게 갖는 최근의 고객 성향을 생각하면 이만한 SUV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차량 크기와 달리 도심 주행에서도 불편함이 없고, 강력한 파워를 요하는 도로에서도 거침없이 쏟아내는 동력성능은 최대 강점이라 하겠다. 다소 부족한 부분으로 느껴지는 요소들은 사람에 따른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트래버스 전체 평점을 깎는 일은 없을 듯하다.
한편 이번 시승은 고속도로·산길도로·도심 등 180㎞ 구간에서 이뤄졌고, 평균 연비는 7.4㎞/ℓ를 기록했다. 이는 공인연비 8.3㎞/ℓ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FWD와 AWD 기능을 번갈아 가며 시승을 했던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라 하겠다.
트래버스의 가격은 △LT Leather 4520만원 △LT Leather Premium 4900만원 △RS 5098만원 △Premier 5324만원 △레드라인 5522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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