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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직면 제주항공, 이스타 인수 최종 결정…“선제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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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기자

승인 : 2020. 03. 0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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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9일 인수대금 전액 지급…인수가, 기존 695억원보다 150억 낮춰
코로나19 여파로 수익 안정화 시기 미지수…수요 회복 때 까지 버틸 체력이 관건
지난해 부채비율 급증·적자전환, 재무건전성 확보 시급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일지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일지
제주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계가 최악의 위기에 빠진 가운데 이스타항공 인수를 최종 결정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불어 닥친 한일 경제갈등 여파와 공급과잉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 영업적자를 낸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두 차례 연기하며 인수철회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특히 한일 경제갈등으로 인한 피해가 체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번 인수 결정은 쉽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제주항공은 이런 현실을 고려해 최종 인수가를 기존 695억원보다 150억원 낮추며 부담을 최소화했다.

2일 제주항공은 이사회를 열어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545억원에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SP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주식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51.17%)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18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이스타홀딩스에 이행보증금으로 지급한 115억원을 제외한 차액 430억원을 다음달 29일에 전액 납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MOU 체결 당시 제주항공이 이스타홀딩스를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 것을 고려하면 450억원 수준에 구주를 인수한 셈이다.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항공사간 인수 추진인 만큼 미지의 길이지만 당면한 항공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더 희망찬 미래를 위하여 도전을 선택했다”고 인수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민간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항공산업은 코로나19 사태가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산업으로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정책지원과 금융지원 등이 절실하다”며 “오늘의 합의를 통해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또한 지금의 위기극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 창립15주년 기념식 이석주 대표이사 (1)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창립15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제공 = 제주항공
◇인수 철회 우려, 행동으로 불식
지난해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결정했을 당시만 해도 시장에서는 공급과잉으로 인한 항공업계 침체가 다소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더욱이 저비용항공사(LCC) 1위 업체인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에 버금가는 초대형 LCC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제주항공은 국내선 6개, 국제선 82개로 총 88개의 노선, 이스타항공은 국내선 5개, 국제선 34개로 총 39개의 노선을 운영 중이고, 합병시 운영기단은 총 68대로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하락세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면서 12월과 1월 두번에 걸쳐 SPA체결이 연기되며 실사과정에서 이스타항공의 예상치 못한 우발채무가 발견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왔다. 지난달에는 코로나19의 급속한 국내 확산으로 중국·동남아 노선이 사실상 모두 막히는 상황이 벌어지며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쏟아졌다.

당시 전문가들도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실익을 찾기 힘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지난달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 해도 현재 상태에서는 명분과 메리트가 없어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뿐 아니라 제주항공 내부에서도 이스타항공 인수의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코로나19로 경영진이 임금을 30% 반납하고 무급휴가와 유급희망휴직에 나선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수년째 자본잠식상태를 이어오는 이스타항공 인수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대표가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우리 직원들의 우려가 크다는 것을 경영진도 잘 알고 있지만, 공급과잉의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국내 항공업계는 조만간 공급 재편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며 “모두 힘을 모아 함께 도전”하자고 협조를 당부한 것도 이런 이유다.

◇제주항공, 규모의 경제 실현…수익 안정화는 풀어야 할 과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로 항공업계 첫 인수합병이라는 성과를 내게 됐다. 이는 단순히 두 항공사의 합병이 아닌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전반의 변화를 줄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가 있다.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이스타항공의 기재와 노선을 가져감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기반을 다지게됐다.

하지만 항공리스비용 증가, 중복노선 관리, 중장거리 노선 부족과 같은 직면한 문제를 얼마나 빨리 해소하는가에 따라 향후 실적의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당분간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어렵다는 점에서 항공시장이 안정화 될 때까지 버틸 체력이 얼마나 되는가가 이번 인수합병의 성공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사실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도 지난해 항공업계에 불어닥친 한파는 피하지 못했다. 영업손실은 물론 부채비율도 급격히 증가했다. 좌석당 수익성도 악화됐다. 지난해 제주항공은 별도기준으로 348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과 2018년 1016억원, 102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되는 실적이다. 이는 지난해 2분기부터 영향을 미친 한일 경제갈등부터 악화된 수익이 연말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57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지난해 1분기와 달리 2~4분기에는 277억원, 185억원, 4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항공기 6대를 신규 도입하며 공급석을 16% 증가시킨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 여객매출은 2777억원을 기록, 2018년 4분기 2881억원보다 3.7%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3638억원과 비교해서는 20.8%나 줄었다. 한일 경제갈등 등 대내외 경제 상황으로 인한 시장 성장 둔화와 공급 과잉이 영업이익 급감의 원인이 된 셈이다.

이스타
무엇보다 일본노선 감축·운항 중지 여파로 모든 항공사들이 동남아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발생한 항공사간 경쟁심화는 실적 악화에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제주항공은 지난해 1분기 933억원의 매출을 올리던 일본노선은 지난해 4분기 302억원으로 68% 급감했고, 동남아 노선도 1267억원에서 1008억원으로 20.4% 줄었다.

㎞당 운임(Yield)도 지난해 급격히 악화됐다. 국내선의 경우 2018년 4분기 9.1센트였던 Yield는 지난해 4분기 8.71센트로 하락했고, 국제선은 5.61센트에서 4.32센트로 23%나 하락했다. 운항횟수는 같은 기간 국내선은 6763회에서 7129회, 국제선은 1만2074회에서 1만2834회로 각각 5.4%와 6.3% 늘었지만 총탑승객은 313만5000명에서 327만명으로 4.3% 늘어나는데 그쳤다. 2017년 4분기대비 2018년 4분기 총탑승객 증가율이 13.1%였던 것과는 확연한 차이다.

재무상황도 녹록지 않았다. 회계기준변경으로 부채가 증가한 것으로 치부하기에는 재무건전성은 사실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지난해 제주항공의 부채비율은 352.7%로 전년 168.41% 대비 184.3%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이익잉여금은 1620억원에서 1028억원으로 36.55% 줄었다. 제주항공은 올해 비효율 요인을 발굴·제거해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공급량 조절로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공급좌석과 탑승객수를 전년대비 5% 늘리는 것으로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사태로 모든 계획은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50개도시 88개노선을 운영중인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사태로 사실상 올스톱 된 상태다. 이스타항공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주력이 중단거리 노선이고 중첩되는 노선도 많다”며 “공급석 증가 등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는 있지만 리스비용과 같은 유지비용, 그리고 완전자본잠식상태로 추정되는 이스타항공의 재무상황은 여전히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업황이 좋다면 모르겠지만 코르나19로 수요급감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오히려 이스타항공 인수로 더 심화될 수도 있다”며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마무리하면 중복노선 조정, 주요 시간대 슬롯에 집중하거나 수익성이 담보된 신규 노선 개척 등 선택과 집중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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