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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기업은 출근하는 직원들 중 마스크가 없는 직원들에게만 면마스크를 지급할 정도로 마스크 확보는 글로벌 시장에서 날고 기는 기업들에게도 힘든 일이 돼 버렸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용 마스크조차 공급이 달리는 것을 생각하면 기업들은 당연히 감내할 부분이라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런데 일반 기업들과 달리 마스크 부족현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곳이 있습니다. 항공업계입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업종 중 한 곳인 항공업계는 사실상 모든 업무가 ‘올 스톱’ 된 상태입니다. 우리나라의 항공산업을 이끌고 있는 대한항공마저 145대 항공기 중 100대 이상이 공항에 서 있을 정도니 말입니다. 대한항공은 3월 둘째 주 기준으로 여객노선 총 124개 중 89개 노선이 운휴에 들어갔습니다. 오죽하면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IMF 시절보다 더 힘든 상황이라며 이번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당부를 했을까요.
항공업계는 이미 알려진 것처럼 지난해 한일경제갈등·홍콩시위로 주요 단거리 수익원을 잃어버렸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확장한 중국·동남아 노선은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였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는 말 그대로 항공업계를 그로기 상태로 내몰았습니다. 항공업계는 무급휴직 등의 대책을 마련하며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습니다. 결국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항공기 운항을 멈추고 근무 인력을 최소화한 항공업계에게 직원용 마스크 확보는 큰 문제가 되지 않게 된 셈이지요.
항공업계는 코로나19 초기 이미 상당수준의 마스크 등 보건용품을 확보했습니다. 객실승무원들에게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케 하는 등의 선제적 방역조치가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대한항공은 전 노선에 승객과 승무원이 사용할 수 있는 3중 구조 의료용 마스크 100매와 감염의심환자 발생 시 사용할 N95 마스크 80매를 탑재해 놓고 있습니다. 지상에서는 매일 근무 인원을 확인해서 배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근무 인원 자체가 많지 않아 기존에 구비해 놓은 물량으로 대응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항공사 측 설명입니다. 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 등 다른 항공사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업계 모두 이구동성으로 “노선이 줄어 마스크 사용량이 많지 않다”는 답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항공업계가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입니다. 항공업계에서는 차라리 직원용 마스크 확보에 비상이 걸려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더 낫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초유의 항공업계 위기는 아직 언제 끝날지 확답할 수 없습니다. 전세계 116곳이 한국인 입국제한 조치를 취하는 현 상황은 2015년 메르스사태 때보다 심각한 수요기근을 일으켰습니다. 업계는 오는 3분기쯤 수요회복세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지금은 이 또한 확신할 수 없습니다.
업계 종사자들은 힘든 시기를 감내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마스크 대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항공업계의 ‘웃픈’ 현실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