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투자금 회수 차질
파리 마중가 타워 미매각 물량도
"대규모 투자 재무건전성 해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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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이 같은 우려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투심 악화로 자칫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다음달 예정이던 7조원 규모의 미국 내 최고급 호텔 15곳 딜 클로징(인수자금 조달 및 납입)은 상반기로 연기됐다. 이번달 중 목표로 했던 1조원대 프랑스 파리의 랜드마크인 마중가 타워 미매각 물량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 완료도 힘들어졌다. 호텔업과 시너지를 낼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건도 업황이 좋지 않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박 회장의 투자 철학은 우량자산에 장기 투자해 리스크를 줄이는 게 핵심이다. ‘투자의 귀재’로 꼽히는 박 회장의 글로벌 승부수가 시험대에 올랐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지난해 9월 중국 안방보험과 체결한 7조원 규모의 미국 내 최고급 호텔 15곳 인수 완료 일정을 다음달 초에서 상반기로 늦췄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자금조달과 해외 현지 실사 등이 여의치 않아서다.
박 회장의 결단으로 이뤄진 미국 호텔 딜은 국내 금융사의 해외 대체자산 투자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였다. 호텔 인수 자금은 58만달러(약 6조9000억원)로 그룹 계열사가 나눠 조달한다. 미래에셋대우가 에쿼티(자기자본 투입) 1조8000억원을 책임지고, 미래에셋생명보험 500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 1900억원 등을 투자한다. 나머지 금액은 현지 담보대출 등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잔금납입을 마치면 뉴욕의 JW메리어트 에식스하우스, 샌프란시스코 리츠칼튼 하프문베이 리조트, 시카고 인터컨티넨탈호텔 등 5성급 호텔의 주인이 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차질이 생겼다. 인수 후 셀다운으로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데 속도를 내기 쉽지 않다. 투자 금액 중 셀다운 물량은 5000억원 남짓으로, 하반기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선언하면서 경기위축과 수요둔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면 접촉이 많은 호텔 산업의 대규모 피해가 우려돼 부동산 대체투자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다.
더구나 프랑스 파리의 마중가 타워 미매각 물량도 남아 있다. 지난해 3월 미래에셋대우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와 인수 경쟁에서 1조830억원을 베팅했다. 일각에선 중심가에서 다소 벗어나 있는 부동산을 너무 비싼 가격에 샀다는 얘기가 나왔다. 미래에셋대우는 에쿼티 지분 투자로 약 4500억원을 집행한 후 셀다운에 착수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상당수 적체 물건을 해소하지 못했다. 이 밖에도 SK브로드밴드 합병법인 지분, CJ CGV 동남아시아 영화관 인수금융 등도 셀다운을 진행 중이다.
문제는 자기자본 투자(PI)로 지분을 장기간 들고 갈 경우 자금이 묶여 재무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다. 신규 투자도 위축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통상 증권사 총액인수 물량이 6개월 넘어가면 적체 물건으로 분류되며 그 이상인 경우 셀다운이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국내 투자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 건도 그늘이 드리웠다. 재무구조가 예상보다 좋지 않은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사들의 줄도산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컨소시엄을 구성해 HDC현대산업개발이 2조101억원을, 미래에셋대우가 4899억원(지분 15%)을 부담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HDC현산이 인수를 철회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시장에선 미래에셋의 대규모 투자가 자본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래에셋대우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연결기준 2033.7%에서 4분기 1770%으로 떨어졌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는 미 호텔 인수에 대해 “기업의 총위험액이 증가하는 가운데 호텔 투자로 추가적인 재무안정성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 측은 자본확충과 리스크 관리, 우량자산 투자로 이 같은 우려를 상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직접 공모 방식으로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조건부자본증권)를 발행했다. 2017년 2억8000만 유로(약 3600억 원)에 인수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T8빌딩은 2년 반만에 1600억~1700억원가량의 차익을 실현했다. 또 미 호텔 15곳인 경우 희소가치가 높고 개발 가능 부지가 제한적인 미국 전역 9개 도시 주요거점에 위치해 장기 투자 시 매각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코로나 사태로 인수 및 셀다운 일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질 좋은 우량 자산에 투자한 건이기 때문에 큰 재무 리스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