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 속도…재무구조 개선에 방점, 이사회 투명성 강화 행보 예상도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 수사는 불안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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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조 회장의 그룹 경영방식에 반기를 들며 한진그룹 ‘남매의 난’을 촉발시킨 조 전 부사장은 2018년부터 한진칼을 위협해온 KCGI·권홍사 반도건설 회장과 연합전선을 구축하며 이번 경영권 분쟁을 재계 최대 관심사로 바꿔버렸다.
조 전 부사장·KCGI·반도건설이 힘을 합친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한진칼 주주연합(주주연합)’은 조 회장을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게 함과 동시에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을 전면에 내세워 한진그룹 경영권을 위협해 왔다.
하지만 이날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 체제를 주주들이 인정함에 따라 조 회장은 그동안 소홀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대응과 한진그룹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하는 등 그룹 장악력 확대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27일 한진칼은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에서 제 7회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비롯한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을 의결했다. 특히 조 회장은 2756만9022표(56.67%)의 찬성표를 받아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도 2770만3713표(56.95%)의 찬성표를 얻어 사내이사에 선임됐고,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 줄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등 사회이사후보 5명에 대한 안건도 무리 없이 가결됐다.
반면 주주연합은 주총 표대결에서 완패했다. 국민연금이 찬성의견을 낸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이 2525만2162표(51.91%)의 반대표를 받아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도 56.52%의 반대표를 받았다.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반대 52.42%)를 비롯해 △여은정 중앙대 경영경제대 교수(반대 56.43%) △이형석 수원대 공과대 교수(반대 56.44%)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반대 56.53%) 모두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이사회를 장악하려 했던 주주연합측 계획도 틀어졌다. 여기에 주주연합이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추천한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 선임안도 출석주주의 55.84%로부터 반대표를 받아 부결됐고, 이사 결격 사유를 포함한 정관일부 개정 안건도 주주들의 마음을 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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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직원들에게 현 상황의 위중함을 강조했다. 당시 우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IMF때보다 심각하다며 “보유 여객기 145대 중 100여대가 운항하지 못하고 주기된 상태이고, 2만1000여명의 임직원이 재직하고 있지만 필요한 업무량은 그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둘째주 기준으로 대한항공은 여객노선 총 124개 중에 89개 노선을 운휴하고 있다. 또한 국제선 여객노선을 기준으로 주간 운항횟수 920회의 80% 이상이 멈춘 상태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대응TF와 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해 대응체제를 구축하고, 전사적인 비용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항공화물을 수송하는 등의 ‘고육지책’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룹의 주력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위기는 조 회장에게 가장 큰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고(故) 조양호 회장이 별세한 이후 그룹 회장직을 이어받았지만 아직 확실한 그룹 장악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재계는 대한항공이 이번 위기를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나오는가에 따라 조 회장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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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대한항공은 이미 결정한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과 별도로 추가적인 유휴자산 매각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뿐만 아니라 그룹차원의 재무건전성 확보 노력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송현동 부지 △왕산레저개발 지분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 및 건물에 대한 매각 자문 제안 요청서(RFP)를 발송했고 지난 24일 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 특히 송현동 부지는 서울시가 적극 매입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한진그룹은 LA소재 윌셔그랜드센터와 그랜드 하얏트 인천 등도 사업성 검토 후 개발·육성·구조 개편 방향을 정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항공우주사업 △항공정비(MRO) △기내식 등 그룹이 갖고 있는 전문 사업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매진할 전망이다. 대한항공 정보기술(IT) 부문과 한진정보통신·토파스여행정보 등 그룹사의 정보통신기술(ICT) 사업 간 시너지를 확대해 새로운 수익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 회장은 한진그룹이 직면한 이런 일련의 문제만 신경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날 주총에서 패했지만 주주연합은 여전히 한진칼 지분을 확대하며 경영권 유지에 위협적인 존재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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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조 회장에게 가장 불안한 변수는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 수사다. 채이배 민생당 의원이 조 회장을 검찰에 고소한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자격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총으로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주주연합의 공세도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가속화 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실제 주주연합은 법적인 문제가 확인 될 경우, 조 회장의 사내이사 해임을 주장하는 강수를 두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오늘 주총으로 조 회장이 그룹 안정화에 한층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 졌다”면서도 “주주연합이 이날 결과로 공세 수위를 낮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앞으로도 주주연합은 한진칼 지분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리베이트 관련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지금까지 보다 더 강하게 조 회장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