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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화, 계열사 8곳에 주식 성과급 도입...김승연 회장 ‘의리경영’에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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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승인 : 2020. 06. 24. 06:00

한화솔루션·시스템 등 국내 첫 시행
7~10년후 양도제한조건부주식 받아
임원들 주인의식 갖고 의사결정 취지
연말까지 비상장 계열사도 도입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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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장기적 성과’를 주문한 가운데 한화그룹 상장사 8곳 모두 성과급을 주식으로 받는다. 올 초 (주)한화를 중심으로 도입한 이 제도는 대표와 임원급에 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다. 임원들의 장기적인 성과를 독려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그동안 단기적 관점에서 회사의 전략과 사업을 결정해왔다면 앞으로는 장기적 목표를 갖고 의사결정을 하라는 취지에서 국내 최초로 시행됐다. 올 1월 이미 한화그룹의 상장사 8곳의 대표 및 임원들은 RSU자격을 부여 받았으며 7~10년 후 주식으로 받게 된다.

이같은 제도 시행으로 한화의 기업가치도 장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임원들 스스로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과 책임감이 높아져 실적 견인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임원들 또한 임기만 채우고 떠나는 게 아닌, 한화의 미래 기업 가치까지 공유하고 키워나가자는 김 회장의 ‘의리경영’에 동참한 것으로 향후 한화의 ‘질적 성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상장사인 (주)한화를 비롯한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한화생명보험,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시스템 등 8곳은 올 초 RSU 도입을 완료했다. 한화는 연말까지 비상장 계열사에도 RSU도입을 검토 중에 있다.

RSU는 회사가 정한 목표가 충족이 되면 성과보상을 주식으로 주는 성과급 제도로 앞서 한화는 이를 위해 자사주 18만12주(41억4000만원)을 취득했다.

올 1월 (주)한화와 상장사 7곳 대표 및 임원급들은 RSU지급 대상 자격을 부여받았으며, 실제 지급은 7~10년 후에 이뤄진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RSU를 지급받은 대상자들은 대표와 전무급까지다. 대표급은 10년 후에, 전무급은 7년후에 실제 주식 소유권이 생긴다. 각 계열사들도 비슷한 수준에서 임원들에 RSU 지급 자격을 부여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는 주식을 받을 수있는 자격만 주어졌다.

(주)한화 관계자는 “임원들의 장기적인 성과를 독려하기 위해 한화그룹 상장 계열사들에 도입하게 됐다”며 “주인의식과 책임경영 의지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성과에 따라 달라지는 기존 성과제도와 달리, RSU는 회사의 미래 가치에 따라 성과급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김 회장은 올 1월 일괄적으로 각 계열사 대표들과 임원급들에 성과급 주식 부여 자격을 준 뒤 회사의 가치를 끌어올려 7~10년 후 실제 주식을 취득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일장일단이 있다. 기존 현금 방식으로 지급되던 성과보상제도는 실적과 성과에 따라 즉시 지급되고 단기적으로 실적을 높이는데는 효과가 있다. 다만 자신의 임기만 채우고 떠날 수 있어 일부 경영진들이 단기적 성과에 급급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RSU는 성과 보상을 7~10년후 주식으로 받기 때문에 한화의 미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실행할 수 밖에 없다. 단기적으로 성과가 눈에 띄지 않지만 경영진들이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올리자’는 하나의 목표를 갖고 책임감있게 회사를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 초 김 회장은 임직원에 “새로운 10년의 도약을 위해 질적 성장을 준비하자”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주문대로 각 계열사 대표와 임원들은 장기적 성장을 위해 김 회장의 RSU도입에 화답했다. RSU는 사실상 임직원들에 회사의 주가를 최대한 끌어올리자는 강력한 주문인 셈이다. 앞으로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눈 앞에 보이는 단기적 이익 대신 주주가치 제고는 물론 중장기적 플랜을 마련해 각 계열사 CEO들이 주인 의식을 갖고 이끌어야 한다는 의지다. 이에 따라 RSU는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과 책임경영으로 이끌어달라는 김 회장의 ‘의리경영’ 의지가 드러나는 제도라는 게 내외부 평가다.

한편 이번 RSU제도 전면 시행은 주주가치 제고와도 연결된다. 장기적으로 한화의 실적 견인과 기업 가치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최근 한화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새로운 성과관리체계인 OKR와 대표적인 주주친화 정책인 오디오 웹캐스팅을 도입해 시장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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