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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은 왜 첫 출장지로 ‘싱가포르’ 택했나… “미래차 실험대 안성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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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승인 : 2021. 02. 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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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해외출장…혁신센터 점검·총리 면담
친환경차 확대 외국기업에 파격 혜택
인재 영입·아세안 점유율 확보 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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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취임 후 첫 해외출장지로 ‘싱가포르’를 택한 이유는 미래차에서만큼은 국내보다 더 전면적이고 실험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1위 싱가포르의 강력한 미래차 전환 의지를 내다본 정 회장은 전기차·차량공유서비스 등 그룹이 구상하는 미래사업을 하나씩 현지에 풀어내며 공을 들여 왔다. 특히 일본이 독식하다시피한 아세안 시장을 공략해 나갈 지리적 요충지로서 의미도 크다.

31일 아시아투데이 확인결과 현대차그룹 전용기는 지난 24일 오전 7시40분께 싱가포르로 향해 정오(현지시간)에 도착했고, 다시 27일 오전 9시(현지시간) 출발해 오후 5시께 서울로 복귀했다. 싱가포르 현지언론이 보도한 정 회장의 현장경영 시간과 일치한다. 보도에 따르면 그 기간동안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HMGICS)’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리셴룽 총리와 찬충싱 통상산업부 장관을 차례로 면담해 전기차·자율차 비전을 공유했다.

팬데믹 와중에도 정 회장은 왜 싱가포르로 향했을까. 싱가포르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를 가장 잘 극복하고 있는 국가 2위로 꼽힐만큼 안전한 국가라 현장경영에 대한 방역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했을 거란 관측이 있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불법으로 규정한 것 이외엔 다 허용되는 ‘내거티브식 규제’ 국가 싱가포르는 미국 헤리티지재단이 선정한 기업자유도 세계 1위, 세계은행이 평가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 2위다. 동남아 한류 열풍의 중심지인 싱가포르는 해외기업에 대해 편견이 거의 없고 IT와 변화에 민감한 영어권 도시국가로 인재 영입에도 적합하다.

그런 싱가포르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전면적인 친환경차 노선을 발표하고 빠르게 추진 중이다.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를 퇴출하고 전기차 보조금을 예산에 편성해 드라이브 걸고 있다. 국내 KPMG가 꼽은 자율주행차 준비지수 2위 국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변화를 서두르고 있는 싱가포르는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파격적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전기차 생태계·차량공유서비스·목적기반모빌리티(PBV)·도심항공모빌리티(UAM)까지 전향적 도전에 나서고 있는 현대차가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삼은 이유다.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현지 주롱혁신단지 내 지어지고 있는 HMGICS는 이 모든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한 싱크탱크이자 헤드 역할을 맡게 된다. 옥상에 UAM 실증을 위한 이착륙장을 설치하고 고속 주행이 가능한 620m 고객 시승용 ‘스카이 트랙’도 설치한다. 다양한 차량 체험시설로 만족한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계약하면 즉시 생산에 들어가 인도하는, 완벽한 고객 중심 주문형 생산체제를 갖추기 위한 도전의 무대이기도 하다.

특히 아세안은 일본 완성차업체가 자동차시장의 80~90%를 장악하고 있는데, 싱가포르 역시 일본차량이 강세다. 우리 정부와 현대차는 동남아시장에 우리 차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걸 목표로 한 ‘신남방정책’을 펴고 있다. 싱가포르가 지리적으로도 요충지인 이유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이 약 2억7500만달러를 투자한 차량공유서비스업체 ‘그랩’은 싱가포르를 거점에 두면서 인도네시아 등에서 큰 인기를 끌어 ‘동남아의 우버’라 불린다. 연내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다.

정 회장은 이미 싱가포르 국영 최대 전기회사 SP그룹과 전기차 배터리의 재활용·대여·리스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손을 잡은 상태이고, 싱가포르 최대 운수회사 ‘컴퍼터 델그로’와 2000대 규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택시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현지에 깊숙히 침투해 있다. 싱가포르 전체 운용 택시는 약 2만대 수준으로, 향후 전기차로 택시를 전환할 시 현대차와 손 잡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게 전문가 평가다.

이와 관련,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무역국가인 싱가포르는 수출입 장벽이 거의 없고 내거티브 규제를 펴고 있어 한국보다 기업활동 하기가 훨씬 낫다”며 “특히 미래 먹거리 중에도 갈 길이 먼 UAM 등의 실증을 위해서는 이만한 곳도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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