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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쌍용차 노조, 그 굴뚝에 오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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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승인 : 2021. 06. 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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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증명
돌이켜보면 아득한 세월 같아도 12년이 채 안 된 시절의 얘기입니다. 중국의 상하이자동차로부터 기술만 탈취 당하고 토사구팽당한 쌍용차가 인적 구조조정을 벌이던 그 시절, 쌍용차 노조원들은 지옥 같은 77일 옥쇄파업과 점거 농성을 벌였습니다. 정부도 공권력을 투입해 헬기에서 최루액을 쏟아붓고 테이저건까지 동원하며 그야말로 전쟁을 치르던 2009년, 공장 문을 걸어 잠그고 70m 높이 굴뚝에 오른 노동자들의 위태롭던 모습을 저는 고용노동부 출입 기자의 눈으로 바라봤습니다.

그들을 다시 만난 건 자동차사 출입을 하게 된 지난해였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복직이 합의된 해고자 중 마지막 인원이 공장으로 다시 출근했다는 소식이 들려 왔지만 막 출입처가 된 쌍용차는 한눈에도 여전히 어려웠습니다. 결국 최대주주인 마힌드라그룹은 2017년부터 단 한 번도 수익을 내지 못한, 17분기 연속 적자 쌍용차로부터 투자비를 건지지도 못한 채 회사를 포기하고 지난해 말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고, 신차 내놓기도 어려운 쌍용차로선 전기차 패러다임을 쫓아가기도 버겁습니다. 만약 지금을 놓치면 회사의 미래는 그야말로 절망적입니다.

그런 쌍용차가 회생을 위한 마지막 기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고강도 자구안을 법원에 제출해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는 발판을 만드는 일입니다. 이달 7일과 8일, 3500여 명의 노조원들은 이 자구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벌여 회사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약 절반의 인력에 대해 무급휴업을 기본 2년간 시행하겠다는 그야말로 뼈를 깎는 자구안이지만 ‘인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합니다. 어려워도 직원들을 끌어안겠다는 얘깁니다.

2009년 트라우마가 재연되는 모습에 직원들의 불안함은 극에 달했고 투표를 코앞에 두고 혼란이 극심하다는 얘기가 들려옵니다. 하지만 이번 자구안은 회사 구성원들의 생존의지를 확인하는 시험대이자 쌍용차가 청산을 피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플랜입니다.

그리고 2009년을 지켜본 외부 입장에선 회사 매각의 최대 걸림돌이자 리스크가 다름 아닌 강성 노조라는 것은 공공연한 이야기입니다. 기업가치와 구매력을 높여 M&A를 성사시키고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지원까지 받아야 하는 이 어려운 미션을 수행하려면 노조가 전향적 모습을 드러내야 합니다. 몸집을 줄여 어떻게든 수익을 내는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유일한 길이기도 합니다.

지역사회 모두가 쌍용차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국회와 경기도, 평택시와 의회까지 나서 쌍용차 팔아주기 운동을 벌이고 대정부 지원을 건의 중입니다. 자구안을 통과시켜야 합니다. 이제 누구도 공장 굴뚝에 올라가는 비극이 발생해선 안 됩니다.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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