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 강자들과 격차 줄일 기회
경쟁력 갖출 준비시간 부족 '악재'
"미래차 전환, 노조갈등 해결 최우선"
|
15일 EU 집행위원회가 2030년까지 신차 탄소 배출 감축량을 기존 37.5%에서 55%로 높이고, 2030년부터는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발표가 나오자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즉각 성명을 통해 2040년까지 주요 시장에 전기·수소차만 출시하겠다는 현대차 ‘플랜S’ 계획을 10년 더 앞당길 것을 촉구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EU가 주도하는 고강도 환경규제 판도가 기존 내연기관 강자들과의 격차를 없애면서 현대차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결론적으로 EU의 이번 조치가 글로벌 메이커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룰이라는 점에서, 현대차에 암울한 기조는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존 시장에선 프리미엄 브랜드 대비 경쟁력이 뒤처져 있는 게 사실이지만, 전기·수소차에선 다르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기준에 따라 3~4위를, 수소차는 1위를 기록했다. 이 교수는 “현대차의 전기·수소차 경쟁력은 유럽과 격차가 없거나, 오히려 앞서 있다”면서 “다만 경쟁업체들도 똑같이 부담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기차 판매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누가 먼저 달성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악재라는 의견도 뜨겁다. 주요 선진국 대비 미래차 관련 부품사의 전환 속도가 더디고 핵심 인재가 부재해 정부와 산업 생태계 조성 총력전을 벌여야 할 판이라는 시각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박사는 “현대차가 변하고 싶어도 부품사가 따라오지 못하면 불가능하다”면서 “정부가 명확한 시그널과 가이드로 부품사 변화를 견인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이 박사는 “정부가 턱없이 부족한 소프트웨어 인재와 R&D 상황을 빠르게 인식해야 한다”면서 “현대차도 생산거점을 해외로 할지, 부품은 얼마나 국산화 할 건지, 충전설비에 얼마나 집중 할 수 있는지, 배터리는 내재화할 것인지 빨리 방향성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동차업계 1위 폭스바겐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계획을 발표한 바 있고, 르노는 2030년 90%의 전기차 판매 비중을 계획 중이다. 포드는 2030년까지 전 차종의 전동화, 스텔란티스는 2030년 유럽 전기차 판매비중을 70%로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2040년까지 유럽·미국·중국 등 주요 시장에 전기·수소차·하이브리드만 판매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은 상태다. EU 발표대로라면 이제 하이브리드 판매는 어려워져 현대차의 중장기 전략 수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일자리 감소를 우려해 변화를 거부하는 강성 노조는 현대차 미래차 사업 전환 속도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 꼽힌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기존 내연기관 부품사의 사업 전환 속도가 경쟁국가 대비 상당히 취약하다”면서 “국가 차원에서 탄소배출 중심의 제조업 생태계를 빠르게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특히 조직을 미래차 중심으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를 거부하는 노조와의 갈등은 가장 중요한 해결과제”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EU의 구체적 정책 제안이 선언적 의미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입법화는 내년 말에나 가능하고 EU 내에서도 국가별 입장이 달라 진통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주체별 이해관계가 첨예해 EU 제안대로 흘러가기는 쉽지 않고, 이보다는 약화 않을까 싶다”고 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도 “현대차는 EU의 조치에 맞춰 미리 준비해야만 넘쳐나는 불확실성을 극복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