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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모범국’ 베트남, 델타변이·낮은 백신 접종률에 ‘코로나19 수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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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1. 08. 3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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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수도 하노이 시내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V-방역’ ‘방역 모범국’으로 높이 평가받던 베트남이 지난 4월 말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은 한때 성공적인 방역으로 코로나19 팬데믹에도 2020년 국민총생산(GDP) 2.9% 성장이란 성과를 거둬 올해 초 미국 매체 CNBC로부터 “아시아에서 가장 좋은 경제 성과를 거둔 곳은 중국이 아닌 베트남”이란 칭찬를 받기도 했다. 관련해 세계적인 기업들도 코로나19를 피해 공장과 생산 물량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 진출 해외 기업 관계자들은 호찌민시 당국 등에 “계속되는 코로나19 상황과 이로 인한 당국의 방역조치로 인해 생산 활동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9월 15일 이후에도 이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철수 등) 다른 방법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고충을 호소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관계자는 아시아투데이에 “한국 기업은 물론 미국·유럽·중국 기업들도 이같은 봉쇄가 계속된다면 생산 이전 등을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생산량은 대폭 줄었는데 생산 직원들의 공장 내 숙식과 코로나19 검사 등으로 오히려 비용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 토로했다.

방역 모범국 베트남이 이처럼 코로나19로 고생하고 있는 원인으로는 델타 변이와 코로나19 확산 전 백신 접종률이 낮았단 점이 거론된다. 올해 4월 말 4차 대유행이 시작되기 전 베트남의 누적 확진자는 3000명 미만에 불과했다. 사망자도 30명대에 그쳤다.

그러나 현재 연일 1만명이 넘는 확진자와 300명대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31일 베트남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전날 베트남에서는 1만421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315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4차 유행으로 인한 누적 확진자수는 44만5292명, 사망자도 1만1064명을 기록했다.

델타 변이가 확산하기 전 거뒀던 ‘방역 모범국’이란 성과가 오히려 백신을 시급히 확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했다는 지적도 있다. 흐엉 레 투 호주전략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델타 변이가 확산하기 전에는 낮은 감염률을 보였던 만큼 정부도 시급성이 덜하다 판단해 백신 공급 확보에 더뎠다”고 지적했다. 투 선임연구원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개발도상국가와 마찬가지로 백신을 일찍 확보하기 어려웠고 접종도 선진국들에 비해 뒤쳐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통계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OWID)에 따르면 4차 유행이 시작된 지난 4월 27일까지 인구 1억명의 베트남에서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인구는 채 32만명이 되지 않았다. 7월 말~8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대규모 백신접종으로 27일까지 1682만여명이 1차 접종을 완료했다.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인구는 전체 2.4%에 불과하다.

투 선임연구원은 “베트남은 코로나19 대응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교과서적인 사례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코로나19 감염 의심자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을 봉쇄하고 방역 당국의 지시 하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던 베트남의 강력한 거버넌스가 초기 코로나19 확산 통제에는 성과를 거뒀지만 “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는 것이 ‘인간 안보’와 경제회복·정치적 안정을 위해 필수적”이라 강조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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