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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美 정부에 230억원 쓰고 9조원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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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승인 : 2022. 06. 14. 17:57

5G 네트워크 필요성 등 홍보
美 인프라 투자결정 이뤄지며
5G 장비 매출로 400배 성과
美, 10년간 1400조원 투자 계획
통신장비 추가 수주 가능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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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억5188만원과 9조원.

삼성이 최근 5년간 미국 연방정부에 쓴 로비 자금과 미국에서 벌어들인 통신장비 매출이다. 삼성은 연방정부의 인프라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 5G 네트워크의 필요성, 통신장비와 안보의 연결고리 등을 워싱턴 정가에 적극 알려왔다. 수년의 설득 끝에 연방 정부의 인프라 투자 결정, 5G 주파수 경매, 제4 이동통신사 발족 등이 이뤄지면서 미국 이동통신사들이 통신장비 발주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2020년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7조8982억원), 지난달 디시네트워크(1조원대)로부터 올린 9조원대 매출은 이 모든 과정의 결과다.

삼성이 대미(對美) 로비 규모를 키우는 이유는 또 있다. 미국 인프라 투자 법안 통과로 사업 기회가 늘어난데다, 텍사스주 테일러 반도체공장 등 현지 투자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의 경제안보동맹 기조에 맞게 연방정부, 정치권과 관계를 강화할 필요도 커졌다.

14일 미국 비영리 정치감시단체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삼성은 올해 1분기 워싱턴 정계 로비에 160만달러(약 20억5700만원)를 썼다. 전년 동기 대비 49.4% 증가한 규모다. 이 기간 워싱턴에서 삼성을 위해 일하는 로비스트는 30명으로 집계됐다.

삼성의 대미 로비 금액은 4대그룹 중 가장 크다. SK그룹은 지난해 1분기 184만달러를 로비에 썼지만 올해는 0달러다. 지주사 LG는 지난해 1분기 70만3000달러의 절반 수준인 40만달러를 썼다. LG와 SK의 대미 로비 규모가 급감한 것은 양사의 배터리 기술 재판이 종료됐기 때문이다. LG전자는 1분기 3만달러를 대미 로비에 썼다. 지난해와 같은 금액이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로비 대신 1만819달러를 정계에 후원했다.

삼성의 대미 로비자금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선 시기부터 급증했다. 2017년 로비에 쓴 자금은 350만달러로 전년(164만달러)의 두 배에 이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드라이브를 걸었던 보호무역주의,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해 로비를 강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이 시기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포함한 다자간 무역정책 및 모니터링 등 통상 분야에 대해 입장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1년차였던 지난해에는 372만달러를 로비에 썼다.

삼성이 지난 3~5년간 가장 주력한 로비 분야는 통신이다. 5G 장비의 안전성, 보안의 중요성, 5G 네트워크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사회적 효과를 상원, 하원, 재향군인회, 백악관 관계자들에게 알렸다. 미국 하원은 지난해 11월 ‘미국 인프라 예산 법안’을 통과시켰다. 향후 10년간 연방정부가 1조2000억달러(한화 약 1413조원)를 투입하는 대규모 투자가 시작된 것이다. 삼성전자도 통신장비 분야에서 추가 수주를 기록할 가능성도 높다.

최근에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 중인 520억 달러(약 62조원)의 반도체 보조금 정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로비력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테일러공장 건설에 약 20조원을 투입할 계획인데, 텍사스주로부터 받는 세제혜택 외에 추가 지원금이 달린 상황이다. 반도체 보조금의 하원 통과를 놓고 삼성, 인텔, TSMC, 글로벌파운드리 등 반도체 기업들이 로비에 한창이다.

삼성이 워싱턴 로비 시장에 등장한 것은 1998년이다. 이후 2011년까지 대미 수출을 염두한 교역관련 법안에 삼성의 입장을 전달했다. 삼성의 로비 규모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특허 소송이 본격화된 2013년 처음으로 132만달러를 넘겼다. 국내 4대그룹(삼성, SK, 현대차, LG) 가운데 삼성처럼 꾸준히 미국 정계에서 목소리를 내온 곳은 현대차 정도다.

한편 미국에서 로비는 수정헌법 1조에 보장된 합법적 권리다. 지난해 연방정부에 사용된 로비 금액은 약 4조원이었다. 유혜영 뉴욕대 정치학과 교수는 한 방송에서 “로비는 정책 결정에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자 ‘미국을 움직이는 힘’으로 여겨진다”며 “워싱턴을 무대로 활동하는 등록된 로비스트만 지난해 기준 1만2000명에 이르며 미국에서 사업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여기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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