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육박하는 높은 은행 의존도
KB·신한 자회사 업권 상위권 차지
카드·증권·캐피탈 사업 재편 필요
|
|
지난 3월 25일 그룹 정기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된 함영주 회장은 취임 4개월 된 신인 CEO다. 하지만 그의 커리어를 보면 준비된 CEO라는 타이틀이 더욱 어울린다. 그는 지역과 현장을 두루 거친 영업통이자 초대 통합 하나은행장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낸 전략가다. 이뿐만 아니라 경영관리부문 부회장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총괄 부회장을 역임하며 오랜 기간 최고경영자 수업을 받았다.
전임 CEO들이 4대 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데 집중했다면, 함 회장은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기치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그가 제시한 청사진이 큰 만큼 주어진 과제도 무겁다. 지금까지 은행 주도 성장전략을 추진했다면 앞으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그룹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상반기 순익으로 1조727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1.4%가량 줄어든 수치다. 코로나 관련 추가 충당금과 외화환산손실 등 일회성 요인이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다소 부진했는데, 이를 감안한 경상순익은 2조1000억원 수준이다.
반면 경쟁사인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이 기간 2조7566억원과 2조7208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두자릿수 성장률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두 금융그룹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이번 실적은 함 회장이 그룹 회장을 맡은 뒤 처음 받은 성적표이지만, 그의 실제 성적표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하나금융은 굵직한 M&A(인수합병)를 통해 성장해온 은행 주도 성장전략을 추진해 왔다. 특히 2012년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KB금융과 신한금융에 이어 3대 금융그룹으로 성장했지만 비은행 자회사들의 입지는 경쟁 금융그룹과 비교해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은행을 비롯해 증권과 카드, 캐피탈, 보험, 저축은행, 자산운용 등 14개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종합금융그룹이다. 자회사 수로는 KB금융(13개), 신한금융(15개)과 차이가 없다. 하지만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비은행 자회사들은 업권 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어 그룹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에 육박한다. 반면 하나금융은 은행 수익 비중이 80%에 달하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외환위기를 기회로 부실은행들은 잇달아 인수하면서 대형은행으로 성장했지만, 비은행 자회사들의 입지는 은행과 비교해 상당한 격차가 있다"며 "2분기 실적 부진도 주식시장 불황으로 증권과 캐피탈 등 비은행 자회사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신한금융을 바짝 추격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도 비은행 경쟁력 강화는 함 회장에게 주어진 가장 시급한 과제인 셈이다. 이는 함 회장도 줄곧 강조해온 현안이다. 그가 취임 당시 3대 경영전략 중 첫 번째로 하나금융의 강점 극대화와 비은행 사업 재편을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하기 위해 은행과 증권 중심의 양대 성장엔진을 완성하고 카드와 캐피탈, 보험을 주력 계열사로 양성해 나갈 것"이라면서 "비은행 사업부문 M&A와 그룹 내 관계사 간 기업금융 협업 강화에도 주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