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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조에 이른 미국과 중국간 갈등 속에서 한 여성 정치인의 행보가 전세계를 긴장 시켰습니다. 3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중국의 군사적 위협과 견제를 다 뚫고 대만을 찾은 겁니다. 이어진 행보는 글로벌 1등 파운드리기업 TSMC의 수장, 류더인 회장과의 회동이었습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으로선 방문 자체가 내정간섭이라는 시각인데, 이를 넘어 '반도체 굴기'까지 강하게 견제 받았으니 향후 경제 보복 등 파장 우려가 커집니다.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다음 행보는 바로 한국입니다. 3일 밤 한국을 찾은 펠로시 의장이 체류기간 동안 과연 반도체 거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을 만날 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미 의회가 통과시킨 '반도체 지원 플러스 법안'에 대한 기업들의 호응과 투자를 독려하고 더 나아가 칩4 동맹에 관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 회동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조심스럽게 나옵니다.
미국 반도체법은 반도체 설비·연구개발에 총 520억 달러를 투자하고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게 골자인데, 중국에 대한 반도체 투자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자국을 중심으로 한국과 대만, 일본의 반도체 공급망을 묶는 소위 '칩4 동맹'입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무너뜨리기 위한 거대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우리 정부도 미국의 반도체지원법에 맞서 국내 투자를 독려하는 '반도체 특별법'을 4일부터 시행합니다. 여기엔 정부의 복잡한 외교 셈법이 작동 중입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면서도 '제2 한한령'을 피해야 하고 미국과의 탄탄한 안보 외교를 이어가면서도 한국 반도체산업 경쟁력도 놓치지 말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놓여있습니다.
중국 우시에 반도체 공장을 갖고 있는 SK는 최태원 회장이 최근 조 바이든 회장과의 만남에서 150억 달러규모 미 현지 공장 설립을 약속했고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낸드플래스 공장 등을 운영하는 삼성은 미국 오스틴·테일러에 약 25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투자를 저울질 중입니다. 이런 와중이라 중대 결정을 내려야 할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 돼 법원 족쇄를 풀고 경영활동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을지도 관심사입니다. 더해가는 결정의 무게만큼 투자 시기는 자꾸만 늦춰집니다. 결단의 순간, 두 수장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