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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못갚는 자영업자 ‘쑥’…“코로나 대출 연장에 깜깜이 부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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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3. 03. 01. 18:00

5대 은행 개인사업자 연체잔액 9개월만에 63% 급증
정부, 작년 10월 다섯번째 대출만기,원리금 상환 유예
은행권 "숨어있는 깜깜이 부실도 눈덩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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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경기 침체까지 덮치면서 '자영업자 대출 연체'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4000억원대였던 개인사업자 연체잔액이 6개월 만에 7000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 2년 간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만큼 부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제는 '깜깜이 부실'이다. 정부가 자영업자들을 위해 다섯차례나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원금·이자 상환을 유예해 주면서, 은행들이 부실 규모를 사전에 예측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게다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도 지속될 전망이어서 자영업자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12월말 기준 개인사업자 연체잔액은 7319억원이다. 연체잔액은 지난해 6월 말(4339억원)까지 4000억원대를 유지했지만, 9월(5309억원)부터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3월 말과 비교하면 9개월만에 63% 급증했다.

자영업자들의 대출 연체가 늘어난 이유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자영업자 대출 공급이 급증한 상황에서 고금리와 경기침체가 덮쳤기 때문이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313조8457억원에 달한다. 2020년 말부터 2년 만에 43조원(13.7%) 늘었다.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들이 많아졌는데, 금리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평균 연 3%대였던 개인사업자 대출금리(신용대출 기준·5개 시중은행 평균)는 이달 연 5~6%대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깜깜이 부실'까지 고려하면 실질 연체 규모는 더 많을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가 지난해 10월 대출 만기를 최대 3년 연장하고, 이자·원금 상환을 오는 9월까지 유예해줬기 때문이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차주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면서 대출 상환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취지지만, 원리금 상환조치가 연장될수록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 차주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12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매출 회복세가 둔화하고 있다"며 "금융지원정책 효과까지 소멸될 경우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부실위험률이 크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체율을 들여다보면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23%이다. 비교적 건전성 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평가되는 가계대출 연체율(0.19%)과 0.04%포인트 격차에 그친다. 하지만 이는 은행들이 만기연장, 원리금 상환을 유예해준 대출을 상환능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보고 '정상 채권'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금리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이 강한 긴축기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한은도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시중 금리도 높아져 자영업자 대출 부실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자 상환을 받아야 차주들의 상환 능력과 부실 리스크 등을 판단할 수 있다"며 "정부가 다섯 차례에 걸쳐 대출 만기, 원리금 상환 유예 등을 추진하면서 은행권이 그 부담을 떠안아야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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