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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전경련 사실상 복귀…4대그룹 재가입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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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3. 08. 1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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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준감위 임시회의를 마치고 기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정문경 기자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활이 예고된다.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해체 수준의 위기에 몰렸던 전경련은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의 복귀가 가시화되고 있고,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으로 단체명을 변경하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재계 1위인 삼성이 국정농단 사태 이후 내부 준법감시를 위해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전경련에 대한 '조건부 복귀' 권고를 하면서 삼성을 포함한 4대그룹의 전경련 복귀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감위)가 삼성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복귀에 대해 정경유착 발생 시 다시 탈퇴할 것 등을 조건으로 걸고 복귀를 권고했다. 이찬희 준감위원장은 이날 오전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임시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가입했을 경우에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행위가 지속된다면 즉시 탈퇴할 것을 비롯해 그 운영에 있어서의 운영 및 회계에 투명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한 자체 내에 철저한 검토를 거친 후에 결정하는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경유착의 고리를 정말 완전히 단절할 수 있는가라는 것이 가장 큰 논의 대상이었고, 전경련의 인적 구성 및 운영에 정치권이 개입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라는 점이 가장 크게 우려 사항이었다"며 "그 부분에 대해 전경련의 혁신안에 대해 위원회에서 여러 차례 검토를 했고, 최종적인 의견을 낼 때까지 숙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현재 시점에서 전경련의 혁신안은 선언 단계에 있어,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단절할 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을 가지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위원장은 "삼성이 과거처럼 정경유착에 개입하는 일은 최소한 준감위의 통제와 감시 하에서는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철저한 준법 감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지난 3월 17일 도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 삼성·SK·현대차·LG 4대그룹, 한경협 회원 자격 승계 수순 밟을 듯

준감위가 조건부 복귀 권고를 결정함에 따라 이를 토대로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는 이사회를 통해 복귀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류진 풍산 회장이 이달 22일 임시 총회에서 공식 추대될 예정이기 때문에 전날인 21일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가 열릴 전망이다.

이사회에서 특별한 반대 의견이 없는 이상 한경연에 가입된 삼성 5개 계열사는 한경연과 전경련이 합병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경협으로 복귀한다. 현재 삼성의 한경연 회원사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이다.

SK와 현대차, LG도 한경협으로 회원 자격이 이관되는 데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내지 않을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4대 그룹이 한경협 회원 자격 승계에 굳이 반대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자격 승계 후 어떤 기조로 활동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상황을 고려하고 있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한경연 회원사로 남아 있던 SK그룹 4개 계열사는 최근 이사들을 대상으로 한경연 회원 자격 이관에 대한 내부 검토 상황을 공유하고 의견을 듣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한경협이 새롭게 출범하고 쇄신한다고 하니 지켜보겠다"라며 "한경협 활동 여부는 추후 혁신안 실천 및 변화하는 모습 등을 감안해 결정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LG그룹도 전경련 재가입을 검토 중이다.

재계에서는 전경련의 부활의 전제는 정경유착의 타파라고 입을 모은다. 이는 구체적으로 정치권과 정부가 재계에 압력을 행사하는 구조가 되어선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위원장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철저한 준법 정신을 강조했듯이, 전경련은 과거와 다르게 정치권 압력과 부조리에 저항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앞으로 과제이다. 사회와의 동행에서 대기업들의 일사불란한 협력을 120%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회원사라 해도 비윤리적이고 부도덕한 기업이 있다면 퇴출하고 지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재계에서는 전경련의 부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대외적으로 재계가 내야 할 목소리를 핀셋으로 콕 집어 집중적으로 강조하고, 긴밀한 소통을 수행할 대표단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또한 미중 갈등 속 미국·일본 등 주요국간 경제 동맹이 대두하는 시점에 조력자이며 전문가로서의 역할로 요구되기도 한다.

새롭게 전경련 회장에 오르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풍부한 세계 인맥을 활용해 전경련이 글로벌 싱크탱크로서 자리 잡는 데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도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주도로 한미관계가 강화되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양국이 협력해야 할 경제 현안이 많아지는 점을 고려할 때 류 회장의 인맥을 활용해 전경련이 한미 간 가교 구실을 톡톡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경련은 22일 열리는 임시 총회에서 류 회장 공식 추대와 함께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흡수 통합하면서 한경협으로 단체명을 바꾸는 안건을 의결한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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