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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매물인데…느긋한 HMM vs 조급한 아시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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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3. 12. 1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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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M&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HMM과 아시아나항공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바다와 하늘길을 책임진다. 두 회사의 매각 작업에 우리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HMM은 코로나19를 거치며 호황기를 맞았고, 아시아나항공은 위기에 빠지며 희비가 갈렸다. HMM은 높은 영업익에 이익 잉여금만 10조원 넘게 쌓아둔 상황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부채만 12조원을 넘기고 결손금도 1조원을 훌쩍 웃돌고 있다. 업계에선 물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곳간에 여유가 있는 HMM에 대해서는 신중한 매각을, 영업활동으로 이자 갚기도 벅찬 아시아나항공은 빠른 인수합병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기준 HMM의 이익 잉여금은 10조6585억원에 달한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결손금만 1조434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영업이익은 흑자를 기록했지만 높은 부채 탓에 이자 갚느라 오히려 손실이 더 늘어난 탓이다.

두 회사는 모두 산업은행 등 정부 채권단이 관리하다가, 현재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을 아시아나항공 인수자로 선정했고, 대한항공은 세계 경쟁당국을 대상으로 3년째 기업결합 절차를 밟고 있다. HMM은 지난 8일 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 후보군이 압축된 단계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각각 우리나라 국적 항공·해운사인 만큼 적절한 시점에 새 주인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재무지표가 크게 악화된 상황이라 항공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빠른 통합으로 자금을 수혈하고 영업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3분기 말 기준 부채만 약 13조원(연결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2000%를 넘긴다. 별도 기준으로 봐도 부채 총계만 12조원에 가까워 이자 비용만 올해 3분기 누적 3000억원에 달한다. 최근 대한항공이 합병을 염두에 두고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채를 인수했고, 아시아나항공은 그 자금으로 빚을 갚긴 했으나 여전히 부채는 쌓여있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경영진도 최근 화물 사업부를 떼어 내는 결단을 내리면서 합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현재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에 필수 승인이 필요한 유럽연합과 미국, 일본 경쟁당국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으로 각국은 두 회사의 합병 후 독과점 방지를 위해 화물사업부 매각 및 노선 반납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HMM은 코로나19 기간동안 해운 운임이 급등하면서 막대한 영업이익을 올리며 잉여금을 차곡차곡 쌓아뒀다. 이를 기반으로 선박을 발주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신중한 매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이 때문에 지속되고 있다. 해운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무리하게 매각을 추진하기 보다는,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인수 후보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HMM 매각 입찰에는 중견기업인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이 참여한 상황이다. 매각 대상 지분은 전환사채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했다는 가정 하에 38.9% 수준으로, 각각 6조원 후반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보들은 모두 HMM보다 자산 규모가 약 20조~30조가량 적은 상황이라, 재무적 투자자와 손잡거나, IPO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HMM 노동조합이나, 주주들은 현재 인수후보들의 자금 조달 능력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아울러 해운 발전을 위해 투자해야 할 이익잉여금을 다른 사업에 유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HMM 노조는 이날 오전 대통령실 앞에서 매각 반대 1인 시위까지 벌이면서 "해운산업의 주축인 HMM의 매각을 유보하고, 신중한 인수 후보를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HMM 매각을 서두를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운임이 하락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 정상화 수순이고, 당분간 영업 환경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HMM 입장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다운사이클을 대비할 수 있는 든든한 새 주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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