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안정적 수익’ 급급한 은행권…벤처·스타트업은 외면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122010013375

글자크기

닫기

정금민 기자

승인 : 2024. 01. 22. 17:32

5대 은행 기술신용 공급 규모 1년 새 14%↓
같은 기간 기업대출 잔액은 8.24%↑
건전성 리스크 강화 속 신용 약한 벤처기업 밀려나
basic_2021
자금 여력이 부족한 유망 벤처 기업이 5대 은행의 대출에서 뒷전으로 밀려났다. 특히 5대 은행은 1년 새 '기업대출'을 8.24% 늘리는 동안 기술신용대출을 14% 넘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가계 빚 총량 관리를 강화하자 5대 은행이 기업금융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으면서도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우량 기업 위주의 영업을 펼친 결과다. 여기에 기술신용평가(TCB) 발급 기준이 강화되면서 기술·능력에 기댈 수밖에 없는 벤처기업이 외면받고 있다.

2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지난해 11월 말 기준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175조8215억원으로 전년 동기(204조6095억원) 대비 14.1% 감소했다. 같은 기간 17개 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 감소폭(-9.54%)보다 더 가파르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건수는 1년 새 55만2180건에서 43만9683건으로 20.37% 감소했다. 기술신용대출은 기술력은 보유하고 있으나 담보·신용이 낮은 벤처기업·중소기업 등에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제도다.

은행별 전년 동월 대비 기술신용대출 잔액 추이를 살펴보면 우리은행의 감소폭이 20.65%로 가장 컸다. 이 기간 43조5489억원에서 34조5556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어 국민은행(-20%), 하나은행(-10.66%), 신한은행(-9.34%), 농협은행(-5.05%)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5대 은행이 기업 대출을 늘리고 있는 분위기가 상반된다. 5대 은행의 지난해 11월 기업 대출 잔액은 약 768조9248억원으로 지난 2022년 11월(710조4213억원) 대비 8.24% 증가했다.

특히 담보가 확실하고 우량 기업으로 꼽히는 대기업 대출 잔액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1년 새 대기업 대출 잔액은 111조3275억원에서 138조3119억원으로 24.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잔액(개인사업자 대출 포함)은 599조938억원에서 630조6129억원으로 5.26% 증가했다.

은행권은 당국이 지난 2022년 8월 제대로 된 평가 없이 대출이 진행되는 일부 사례를 차단하고자 TCB 발급 기준을 강화한 것을 원인으로 봤다. 당시 은행권은 실적 채우기에 급급해 의사·약사 등 특별한 기술력이 없어도 기술신용대출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은행권은 위탁 뿐 아니라 자체 TCB 평가·심사도 진행하고 있다. 이후 금융위가 기술금융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을 명확히 하는 등의 TCB 심사 기준을 강화했고 기존 차주 중 '연장 불가'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은행권의 신용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3분기 말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평균 0.33%로 전년 동기 대비 0.13%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일부 대형은행에서는 기술신용대출 연체율이 0.2%포인트 높아졌다. 다른 시중은행에서도 지난 2022년 11월 대비 지난해 11월 연체율이 0.13%포인트 상승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TCB 심사 기준이 강화되면서 대출 실행이 가능한 기업 수 자체가 줄었다"며 "올해 건설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부실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우량 차주 위주의 대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금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