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 상승·발주 증가 국내 조선사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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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와 VLCC 2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선박 가격은 척당 1710억원으로, 16년 만에 업계 최고가다. 한화오션은 이들 선박을 거제사업장에서 건조해 오는 2026년 선주에 인도할 예정이다.
당초 업계는 VLCC를 수익성을 거둘 만한 선박으로 보지 않아 국내 조선사들이 최종 계약을 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VLCC 선가는 최근 대세로 자리 잡은 LNG(액화천연가스), 암모니아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의 절반에 그치지만, 원자재 비용은 더 비싸서다. 중국이 VLCC 시장에서 저렴한 선가를 무기로 삼은 것도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실적을 사라지게 한 원인이었다.
다만, 최근 들어 VLCC 선가가 점차 올라가며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이미 수주 잔고를 최대치로 채운 중국 시장을 대신해 국내 조선사들에 선박 공급 요청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선박 환경규제로 노후 탱커선의 교체 발주가 시작됐다.
이에 따라 과거와 달리 국내 조선사들이 우위에서 선가를 책정하고, 건조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VLCC는 2008년 척당 1억6200만달러(약 2152억원)라는 최고점을 찍고, 그 뒤로 가격이 하락했다. 2017년 8000만달러(약 1063억원)까지 올라왔으며, 현재는 1억2800만달러(약 1701억원)까지 상승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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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화오션을 시작으로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도 점차 VLCC 수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컨테이너선, 탱커선 등 일반 상선부문을 중심으로 한 수주 전략을 지속해서 취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지난해 중·소형 원유운반선 2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한 만큼 관련 수주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HD한국조선해양도 최근 진행한 지난해 실적발표 설명회를 통해 VLCC 시장 확대를 전망하며 수주 가능성을 열여 뒀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점차 발주가 늘어나는 움직임이 형성되면서 2027년, 2028년 탱커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납기 대응 능력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해 원하는 수준에서 최적의 수주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