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퇴직연금 실물이전 초읽기…TF·마케팅 강화 나선 은행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014010007072

글자크기

닫기

한상욱 기자

승인 : 2024. 10. 15. 06:00

퇴직연금 현물이전 앞두고 은행권 인력 보강
KB·신한銀 TFT 운영…우리, 아이유 출연 광고
"비이자 수익 확보 위해 고객 유치에 총력"
4대 시중은행 전경
4대 시중은행 전경.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각 사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실시를 앞둔 은행권이 내부 조직을 보강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ELS(주가연계증권) 사태 여파와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은행의 비이자 수익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률이 높은 증권사로 고객층 이탈이 예상되자, 내부 조직을 확충하는 한편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고객을 끌어오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는 퇴직연금 가입자가 다른 금융사로 상품을 옮길 때, 기존 투자 상품을 해지하거나 팔지 않고 그대로 옮길 수 있는 제도다. 지금까지는 퇴직연금 상품을 다른 금융사로 옮길 때 현금화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이자 손실과 재가입 시 번거로움이 있어 금융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당초 이달 15일에 제도 시행을 앞두고 있었지만, 추가 테스트 기간이 필요하다는 업계 의견에 따라 31일로 서비스 개시 시점이 연기된 상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실시를 앞두고 내부 조직 강화에 힘쓰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하반기 시스템 오픈에 맞춰 IT 담당직원, 현업 담당자, 시스템 개발 전문가 등 총 50여 명이 TF 사무실에 상주해 시스템 개발을 진행했다. KB국민은행도 본래 WM(자산관리)고객그룹 산하에 있던 연금사업본부를 독립 본부로 전환하고, 실물이전 제도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 제도 및 프로세스, 상품 및 고객관리, 마케팅 등 3개 파트에서 연금사업본부장 주관 TF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연금 관련 사업 강화를 위해서 '연금 다이렉트 마케팅 팀'을 신설하고 신규 인력을 충원했다.

조직 개편과 함께 고객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실물이전 제도가 도입되면 연금 운용 수익률이 더 높은 증권사 등으로 고객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의 퇴직연금 평균 운용 수익률은 7.11%로, 시중은행의 평균 수익률인 4.87%보다 높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안전성과 기업과의 거래 등에서 앞서며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했지만, 높은 수익률과 상품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들이 향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퇴직연금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유명 연예인이 출연한 광고를 선보이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B퇴직연금 1:1 자산관리상담서비스'를 도입, 퇴직연금 전용 고객센터를 통해 전문가와 1:1 상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실물이전 알림받기 서비스를 등록한 대상자들에게 모바일 커피 쿠폰을 지급하는 'IRP 하나로 Moving' 이벤트 기간을 14일에서 30일로 연장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9월 말 가수 윤종신과 이정하가 출연한 퇴직연금 광고를 공개했다. 윤종신의 대표곡 '고속도로 로맨스'를 편곡한 광고는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끌며 85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13일 우리금융그룹 홍보대사인 아이유가 등장해 퇴직연금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 주고 관련 상품을 소개하는 광고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 퇴직연금을 운용해 얻는 수수료 수익은 중요한 비이자 수익 중 하나이기 때문에 고객 이탈을 방어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실물이전 제도 실시를 앞두고) 기업 및 장기 거래 확보 측면에서 고객들을 끌어오기 위해 시중은행들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