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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밭 태우면 안 사” 대기오염에 대기업도 칼빼든 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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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02. 05. 14:30

Thailand Weather <YONHAP NO-5701> (AP)
지난 3일 대기오염으로 희뿌연 태국 방콕 시내의 모습/AP 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태국이 연일 미세먼지와 심각한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수도인 방콕도 뿌연 대기에 잠기자 태국 최대 기업인 CP그룹이 급기야 "논밭을 태우는 지역에서 옥수수를 구매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5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CP그룹은 전날 "수확(추수) 후 남은 잔여물이나 논밭을 태우는 지역에서 생산된 옥수수를 구매하거나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이 발표는 CP그룹과 나루몬 핀요씬왓 농업조합부 장관과 미세먼지 대책에 관한 회의 후 나왔다.

CP그룹은 "열지점을 감지하는 위성 기술을 도입해 회사가 어떤 지역의 농산물 구매를 즉시 금지할지 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P그룹은 가축사료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추적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이를 토대로 수확 후 남은 작물이나 논밭을 태우는 농가로부터 옥수수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해당 시스템은 인근 국가인 미얀마 샨주의 옥수수 재배 지역을 포함하도록 확대됐으며 "이러한 감시로 미얀마에서 유입되는 스모그가 상당히 줄어들었고 수입되는 농산물에 대한 신뢰도 향상됐다"는 것이 그룹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바이오매스 연소를 중단하고 녹색 농업으로 전환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태국에선 최근 한 달 이상 심각한 초미세먼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오후에는 수도 방콕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건강에 유해한 수준'인 121㎍/㎥까지 치솟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안전 권고 기준(15㎍/㎥)은 물론, 태국 자체 기준(37.5㎍/㎥)보다도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태국 교육부는 지난달 말 대기 오염으로 352개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는데 방콕에서 대기질 문제로 학교들이 일제히 문을 닫은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 태국에선 겨울철 건기 강우량이 줄고 대기 순환이 정체되는데 여기에 추수 후 남은 잔여물 소각과 화전 농업, 난방용 연료 사용까지 더해지며 대기오염이 극심해진다.

방콕에 거주하는 교민 A씨는 5일 본지에 "한국에서 공수한 KF94 마스크를 써도 입과 코가 텁텁한 느낌이다. 거리로 나가면 안개가 낀 것처럼 앞도 뿌옇고 눈과 목이 따갑게 아파 야외활동이 어려울 지경"이라 전했다. 당국도 시내에서 트럭 등 중장비의 운행을 제한하고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촉구하고 나서며 일정 기간 전철과 버스의 요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도 최근 "대기 오염은 태국뿐만이 아닌 (동남아시아) 지역 전체의 문제"라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원국과의 협력을 촉구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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