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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인은 술꾼에 애연가? 다 지난 얘기”…정부 정책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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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블라디보스토크 통신원

승인 : 2025. 04. 23. 17:30

흡연율 25년 만에 절반으로
판매 시간 제한, 소매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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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의 거리에서 여성들이 전자담배를 피우고 있다./EPA 연합
아시아투데이 이상현 블라디보스토크 통신원 = 러시아 정부가 담배 소비를 억제하고 주류 판매를 제한하는 정책을 펼쳐 흡연율과 음주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에 대한 정부 차원의 꾸준한 억제 정책 덕분에 흡연율이 25년 만에 반으로 줄었으며, 특정 지방자치단체를 골라 주류 판매 제한 조치를 실시한 결과 사망률이 감소하고 주류 판매 전문점 수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 일간 베도모스티는 22일(모스크바 현지시간) 발표한 러시아 보건부 통계를 인용해 "2009년 약 39.5%였던 러시아 성인 인구 중 흡연자 수 비율이 올해 현재 18.6%로 집계돼 절반으로 줄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러시아 성인 흡연율은 50%에 이르렀을 정도로 러시아는 애연가의 나라였다. 흡연 남성의 경우 간접 흡연의 영향으로 종류를 불문한 흡연 관련 질병에 걸렸을 확률은 50%를 넘어섰다.

미하일 무라슈코 보건부 장관은 이날 "흡연율이 획기적으로 감소된 것은 정부가 담배 중독을 퇴치하기 위해 꾸준하고 집요하게 노력해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상황이 계속 개선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음주와의 전쟁'도 본궤도에 올랐다. 보건부는 러시아 볼로그다 지역에 대해 지난 3월1일부터 주중 정오~오후 2시 주류 판매를 허용했다.

술 구입 가능 연령은 21세 이상이며 사회보험 증서 등을 이용해 나이 검증이 가능하다. 일반 소매점에서도 담배와 마찬가지로 알코올 진열대를 따로 만들도록 해 주류가 눈에 띄지 않도록 했다.

이 법률을 약 50일 정도 시행한 결과,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주류 판매량이 3분의 1이나 줄었다. 또 판매 제품 중 술 비중이 80% 이상인 주류 소매점 200곳 이상이 문을 닫았다.

볼로그다 전체 인구는 120만명을 넘는데 이 정도의 주류 소매점이 문을 닫았다는 것은 의미있는 수치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해당 지역 의회는 앞으로도 절주를 더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방법을 고려하는 등 추가적인 주류 소비 억제 정책도 논의하고 있다.

러시아 보건부 관계자는 "술을 끊은 지 2주가 지나면 기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줄어들고, 한 달 안에 거의 완전히 없어진다"며 "정신 기능이 회복되고, 기분이 정상화되며, 활력과 의욕이 증가한다"고 조언했다.
이상현 블라디보스토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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