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보다 높지 않은 수준
TSMC 美 파견 직원 연봉도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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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가 막힌 현실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타이지뎬臺積電)가 최근 미국 애리조나와 독일 드레스덴 현지 공장에 파견할 인력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적나라하게 확인됐다. 누가 보더라도 제시된 임금이 도무지 이해가기가 어려운 수준인 탓이다.
대만 산업계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3일 전언에 따르면 TSMC는 지난달 22일부터 영어와 독일어 구사가 가능한 어학 전문 엔지니어 채용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영어와 독일어 실력을 상당 수준으로 갖춘 이 고급 인력들에게 제시한 평균 연봉이 고작 75만 대만달러라는 사실이다. 법적 최저임금보다 겨우 2.5배가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생활비가 대만보다 훨씬 많이 드는 미국과 독일의 현실을 감안할 경우 정말 터무니 없는 임금이라고 단언해도 좋다.
롄허바오(聯合報)를 비롯한 대만 매체들이 최근 "미국이나 독일에서 TSMC 엔지니어들이 이 임금으로 생활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엔지니어가 아니라 일용직을 파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비판에 나선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한다. 그러나 TSMC로서도 할 말은 있다. 지난해 해외 신 공장들이 거의 200억 대만달러 전후의 적자를 봤기 때문에 미국과 독일에 파견할 엔지니어들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상황이 이처럼 기가 막히게 흘러가도 TSMC의 직원 채용 공모에 응모한 이들은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외에 근무한다는 메리트와 향후 처우가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혹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아시아에서는 나름 강력한 경제체인 대만 경제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현실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