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하만, 5000억원에 계약 체결
JBL·하만카돈… 브랜드 라인업 넓혀
포터블·홈·車 글로벌 음향시장 공략
모바일·TV 등 가전제품 적용 '시너지'
"반도체 사업 잇는 초대형 M&A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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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6일(현지시간) 전장 자회사 하만인터내셔널(이하 하만)이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3억5000만 달러(약 5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마시모 오시오 사업부는 럭셔리 오디오 브랜드 바워스앤윌킨스(B&W)를 비롯해 데논(Denon), 마란츠(Marantz), 폴크(Polk), 데피니티브 테크놀로지(Definitive Technology) 등 글로벌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B&W는 고급 오디오 시장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통한다. 이 브랜드의 '노틸러스' 스피커는 대당 가격이 1억5000만원을 넘는 최고급 제품이다. 데이비드 베컴이 홍보대사로 나선 무선 스피커 '제플린'이나 PX7 시리즈 헤드폰 등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왔다. 이번 인수로 하만은 B&W를 비롯해 CD플레이어의 원조인 데논, 프리미엄 앰프 브랜드 마란츠 등 고급 음향기기 브랜드를 일거에 확보하게 됐다. 또한 하만은 이미 JBL, 하만카돈, AKG, 인피니티, 마크레빈슨 등 인지도 높은 오디오 브랜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인수를 통해 포터블·홈 오디오뿐 아니라 자동차 오디오까지 아우르는 음향 생태계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컨슈머 오디오 시장은 2025년 608억 달러에서 2029년 7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 전망된다.
하만의 이번 인수는 삼성전자 기존 주력사업과의 시너지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TV·가전사업과 연계해 다양한 라인업과 프리미엄 제품 개발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그동안 하만의 AKG, 하만카돈 등 음향 튜닝 기술을 스마트폰, 노트북, 무선이어폰, TV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해 왔다. 데이브 로저스 하만 라이프스타일 사업부문 사장은 "B&W 등 상징적 브랜드를 추가하며 세계 오디오 산업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추가 M&A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앞서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이후 뉴넷 캐나다, 플런티, 지랩스, 텔레월드 솔루션즈 등 AI·네트워크·의료영상 분야 스타트업과 레인보우로보틱스(로봇) 등을 인수했다.
하지만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할 초대형 인수는 없었다. 한때 글로벌 팹리스 기업 Arm 인수에 나서기도 했으나, 최종적으로 무산되는 일도 있었다. 인수가격 협의 난항, 각국 경쟁당국의 승인절차 강화 등에 부딪혀서다. 새 먹거리를 제때 발굴하지 못하는 사이 주력 사업인 반도체, 스마트폰 등에서 경쟁력이 약화됐다. 재계 관계자는 "수십년째 이어온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TV·가전 등 사업을 뛰어넘을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추가 M&A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자국 중심 산업망 구축 움직임 속에서 초대형 M&A가 어려워지고 있는 게 삼성이 넘어야 할 허들"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