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사실 일반인들에게는 너무나 멀게 느껴지는 방향성이다. 정작 환경파괴의 주요인으로 꼽히는 자원의 과소비에 대한 부분은 뒤로한 채 상징적인 부분만 주목받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는 풍요로운 자원의 활용이 일상화돼 있다. 경제적 위치에 따른 국가 간 자원 불균형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인지하지 못한다. 과소비로 인한 환경 파괴가 불편한 진실이라는 것조차 말이다. 우리가 지금 입고 있는 옷과 매일같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TV, 노트북 등 다양한 전자제품에 얼마나 막대한 에너지와 자원이 소모되는지 알지 못한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 모든 문명의 이기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유해 물질을 배출하는지 안다면 일반인들도 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조금 더 강하게 갖게 될 것이다.
과소비와 너무나 빠른 신제품의 등장, 그리고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버려지는 많은 최종 가공물이 환경파괴라는 부메랑으로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50년이면 전 세계적으로 38억톤의 쓰레기가 쌓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는 더 많은 쓰레기가 우리 주변을 감쌀 수도 있다. 쓰레기의 공습은 토양·지하수·대기 등 지구상의 모든 곳을 병들게 하는 주범이지만 정작 그 문제에 대해서는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빠르고 간편한 소비문화가 당연시되는 현대에서 이로 인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쓰레기 폐기물에 대한 문제 인식은 사실 더디기만 하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매년 4억톤의 플라스틱 폐기물 중 10%도 안되는 양만 재활용되고 있다. 다시 말해 한 세대가 지나도 분해되지 않는 과도한 미세 플라스틱이 알게 모르게 우리 몸으로 다시 들어오게 되는 악순환이 지금 이 순간에도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자원의 과소비는 특정한 대상자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기업·개인 모두가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할 과제다. 산업과 경제의 발전이 후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는 만큼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재활용·재자원화를 빠르게 일상화할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각 정부와 기업들이 일관된 방향성을 갖고 추진해야 할 부분이다. 각 개인도 인식의 변화를 위한 스스로의 자각이 있어야 한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은 환경 파괴를 가속할 뿐이다. 이제는 '덜 사고, 더 오래 쓰고, 재활용하는' 소비 습관을 생활화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다. 익숙함을 버리고 불편함을 감내해야 하는 일이지만 미래 세대에 환경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면 그보다 보람된 것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