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 후 하반신이 마비된 한국계 미국인 치과의사가 지난달 병원을 상대로 의료과실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의사들이 수술 전 관련된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KIRO7, FOX13, KING5 등 지난달 미국 현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시애틀에서 치과의사인 론 고(Ron Ko)박사가 지난 3월 양성 종양인 척수 신경종을 제거하기 위해 워싱턴대 하버뷰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하반신이 영구 마비됐다. 흉부 아래로 감각이 없는 상태다.
고씨는 소송장에서 "외과의들이 종양 검사 후 절제술을 시도할 것이며, 3개월 안에 완전히 회복해 현업에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수술 후 일시적으로 쇠약감을 느낄 수 있지만 합병증 발생 위험이 낮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술 후 완전 마비가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며 "수술 당일 동의 절차는 5초도 채 걸리지 않았고, 의료 전문가가 아닌 프론트 데스크 직원이 체크인을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고씨는 "외과의사들이 수술 전 과정을 담은 영상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지 화면만 봤다"고 말했다.
7살과 10살 두 어린 자녀를 둔 41세의 고 씨는 "일하고, 가족을 부양하고,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능력을 잃었다"고 호소했다.
고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뉴스 영상을 공유하며 "다른 사람들이 같은 일을 겪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중요한 절차, 특히 위험과 동의에 대해 논의해야 할 때 꼭 경험을 기록해야 한다. 이런 동의는 형식이 아닌 권리"라고 적었다.
UW 하버뷰 측은 고씨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뉴스 영상은 최근 스레드 등에 공유되며 국내 누리꾼에도 알려졌다.
고씨의 가족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댓글로 "하루하루 고통속에서 살고 있다"며 "몇 년 전 개업한 치과도 팔아야 하고, 아이들은 재미있게 놀아주던 과거의 아빠가 그립다고 한다. 지켜보는 사람들 가슴도 찢어진다"고 남겼다.